매일신문

"교정에 백년설 노래비…'매국'을 배우란 말이냐"

성주군시민단체, 백년설 노래비 중단 촉구

성주군 농민회와 전교조 성주지회 회원들은 29일 성주고 교문에서 백년설 노래비와 흉상 건립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성주군 농민회와 전교조 성주지회 회원들은 29일 성주고 교문에서 백년설 노래비와 흉상 건립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성주군 농민회와 전교조 성주지회는 성주고(성주읍 금산리) 교정에 가수 백년설의 노래비와 흉상을 건립(본지 25일자 5면 보도)하는 것과 관련, 29일 학교 교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친일파 가수의 기념비 건립은 학생들의 올바른 역사관 정립과 도덕성 함양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며 건립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백년설은 일제강점기인 1941년 '아들의 혈서', '혈서지원', '위문편지', '지원병의 어머니' 등 지원병으로 참전할 것을 독려하는 친일 노래를 불렀다"며 "시대가 암울하고 처한 위치가 곤란하다 하여 조국을 배신하고 일제 앞잡이 노릇을 한 사람은 학생들에게 존경받고 본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백년설은 해방 이후에도 친일 행적에 대해 자기 반성은커녕 대한가수협회 회장 등을 맡아 자기 안위와 명예를 누려왔다"며 "공립학교 교정에 친일파 가수의 노래비와 흉상 건립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모든 투쟁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그네 설움', '번지 없는 주막' 등 노래로 잘 알려진 백년설은 성주 출신으로 1938년 가요계에 데뷔, 태평양전쟁 때 지원병으로 참전할 것을 독려하는 가요를 불러 2008년 민족문제연구소가 선정한 친일인명사전 수록 예정자 명단에 오르는 등 논란을 빚고 있는 인물이다.

한편 성주고 총동창회과 학교 측은 총동창회가 열리는 내달 10일 노래비와 흉상 제막식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성주·최재수기자 bio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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