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규 검찰총장이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 검찰 개혁 청사진을 제시했다. 별건(別件)'압박 수사 금지와 같은 빗나간 수사 관행을 바로잡는 것과 함께 기각당한 구속영장 재청구 때 일반시민을 참여시키는 방안 등이 주요 내용이다.
검찰이 선진 일류 검찰로 변모하려면 과거 60년의 수사 방식에서 벗어나는 게 급선무다. 특정한 범죄 혐의를 수사하기 위해 일단 다른 혐의로 피의자를 구속하거나, 수사 도중 다른 범죄 혐의를 수사해 피의자를 압박하는 방식의 수사 관행이 검찰의 인상을 흐려왔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소환되면 어떤 혐의로든 묶여 그냥 나오지 못한다는 뜻에서 "검찰엔 외상이 없다"는 말까지 나돌 정도였다. '털어서 먼지 안 나오나'는 식의 강압적이고 무리한 수사 탓에 무죄 선고율이 높아지고 수사 중 피의자가 목숨을 끊는 불행한 일도 잇따랐다.
검찰 수사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김 총장의 개혁 청사진은 신선하다. 수사 현실을 모르는 이상주의적 발상이란 비판도 있겠지만 검찰이 명확하게 지향'실천해야 할 사안이자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이란 측면에서 분명 의미가 있는 것이다.
지난 시절 검찰은 문제가 발생하면 지휘부 사퇴에 이어 개혁안 제시라는 패턴을 되풀이했다. 그때마다 개혁다운 개혁을 이뤄내지 못했기에 또다시 변화'개혁을 제시한 것이다. 개혁 청사진이 성과를 거두려면 결국 검사 한 명 한 명이 얼마나 개혁에 부응하고 실천하느냐에 달려 있다. 달라진 마음가짐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공정'투명한 수사로 수사 대상자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사 결과를 도출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하는 것이다. 이번만큼은 개혁이 성공을 거둬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는 검찰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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