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웃들 사랑에…"우리, 다시 웃습니다"

만 6개월 맞은 매일신문 2009희망나눔 캠페인

아버지의 충격적인 죽음을 목격하면서 한동안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았던 정승민(가명·14·본지 7월 14일자 4면 보도)군. 정군은 한여름에도 방문과 창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 혼자 방에 틀어박혀 살았다. 웃음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었다.

두 달여가 지난 요즘 승민이는 중간고사를 앞두고 오전 1시까지 코피를 쏟아가며 공부하고 있다. 곧잘 웃기도 하고 친구와 이웃 어른들께 먼저 말을 걸고 인사할 정도로 밝은 성격을 되찾았다.

"이제 목표를 갖고 열심히 살게요. 열심히 공부해서 세상에 꼭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승민이가 수줍게 내뱉는 다짐이다.

승민이가 이렇게 밝아지게 된 것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시민들과 매일신문 독자들의 사랑 덕분. 매달 20만원의 후원금이 지급되면서 사고싶은 것을 살 수 있게 됐고 한 독지가가 보내준 한 박스 분량의 메이저리그(MLB)의류도 난생 처음 입어보게 됐다.

승민이 할머니는 "정신과 치료라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었는데 웃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세상 근심이 다 사라진 것 같다"며 "도와주신 분들께 누가 되지 않도록 승민이와 열심히 살겠다"고 했다.

어려운 형편에 미술을 전공하기가 힘들어 고교를 자퇴하려던 배수현(가명·16·본지 15일자 5면 보도)양은 서양화가 박찬호씨의 도움으로 미술을 향한 꿈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박찬호씨는 지인들의 도움을 얻어 수현이가 무료로 미술학원을 수강할 수 있게 주선했고, 앞으로도 계속 수현이에게 관심을 갖고 그림에 대한 조언을 해주겠다고 했다. 수현이에게도 독자들의 도움으로 매달 20만원의 후원금이 고등학교 졸업때까지 지원될 예정이다.

수현이는 "세상이 이렇게 따뜻한 줄 처음 알았다"며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은 만큼 정말 노력해서 성공하는 화가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 밖에도 홀로 살고 계신 90세 하태연(가명·본지 1일자 5면 보도) 할머니께는 익명의 독지가가 "부모님 생각이 나 마음이 아프다. 월 3만원의 월세라도 부담하고 싶다"며 36만원의 성금을 보내주는 등 따뜻한 성원이 이어졌다.

힘든 아이들이 원할 때는 언제든지 치킨을 배달하겠다는 치킨가게 아저씨, 무료 영어 강의를 해주는 학원 선생님, 용돈을 쪼개 매월 2천원씩 후원하겠다는 청소년…, 따뜻한 사랑을 가진 이웃들이 넘치는 세상이다.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들과 홀몸노인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시작된 '희망나눔 캠페인'이 6개월을 맞았다. '희망나눔 캠페인'을 통해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던 아이들은 예전보다 한층 밝아졌다. 학업을 포기해야 할 상황에 놓였던 학생들이 다시 꿈을 갖게 됐고 마음의 상처까지도 치유되고 있는 것. 어르신들도 월세걱정을 덜거나 따뜻한 밥 한끼라도 챙겨 드실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기사를 보고 156명의 개인 혹은 단체가 정기후원 결연을 했고, 71명이 일시 후원금을 기탁했다. 지원되거나 약정된 후원금은 지금까지 1억1천700여만원에 이른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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