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군위, 미지근한 구미와 '짝사랑' 이뤄질까

군위군이 대구경북에서 유일하게 구미와의 통합을 행정안전부에 신청, 통합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위군은 주민 여론조사 결과 70% 이상이 통합을 원하고 있고 인구와 경제력 등 지역여건을 감안해 구미와의 통합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구미의 경우 통합에 따른 비용과 생활문화여건 차이 등 때문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적극적인 군위

군위군은 30일 자체 주민여론조사를 거쳐 지자체와 주민 공동 명의로 구미시와의 행정구역 자율통합안을 행정안전부에 건의했다.

군위군은 ▷큰 도시로의 흡인력에 따른 경제력 약화와 인구 유출 ▷노인인구 과다 ▷기초단체 존립기반 약화 등 여건이 이번에 구미와의 통합추진에 나선 배경으로 보인다.

대구와 구미 등 큰 도시와의 사이에서 도시흡인력에 의한 급격한 경제력 약화 및 인구 유출로 인해 현재 인구는 3만명에 불과하고,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30.6%에 달한다는 것. 이 때문에 기초자치단체의 존립기반 약화를 극복하기 위해 인접한 구미와의 수평적 자율통합을 통해 공동 번영을 꾀하겠다는 것.

군위군은 생활권역이 비슷한 구미와의 통합을 통해 정보화시대 급격한 행정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재정자립도 제고와 경제적 시너지효과를 통해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상생발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박영언 군위군수는 "구미는 경제력이 있는 공업도시인 만큼 군위군은 배후 주택지로서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통합건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군위군은 지난달 14∼15일 여론조사기관에 의뢰, 군민 1천13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시군 구분없이 인근 시군과의 자율통합안에 65.7%의 주민이 찬성했다. 또 시군별 통합안에는 군위·구미 74.6%가, 군위·의성 13.7%, 군위·영천 7.1%, 기타 3.2%, 무응답 1.5% 순으로 답했다.

◆시큰둥한 구미

군위군이 구미와의 통합을 정부에 건의하자, 구미시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미시 관계자는 "통합과 관련해 구미와 어떤 논의도 없이 느닷없이 통합 건의서를 제출해 상당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통합 건의는 상대 지역 의견을 듣고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지자체나 자유롭게 신청하면 되기 때문에 큰 의미는 두지않고 있다"며 "군위군의 통합건의 소식을 듣고 시의회 의장단과 긴급 간담회를 가졌는데 대다수가 군위군과의 통합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남 시장은 그러나 "시장이 앞장서서 반대할 입장은 아니고, 향후 추이를 지켜보면서 주민 여론에 따라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구미시 한 공무원은 "인구 3만명 미만의 초미니 지자체가 인구 40만의 구미와 통합하겠다고 나섰는데 이게 가능한 일이겠느냐"며 "역사적 전통이나 문화적인 공통점이 없는 군위군과 통합할 경우 원-윈이 아니라 제로섬(Zero-sum)이 될 것이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구미시의회 황경환 의장 등 의원들도 "군위군은 전형적인 농촌지역인데다 재정자립도가 낮고 상·하수도도 구미(96.7%)에 비해 군위(80%)의 보급률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 "구미는 평균연령 32.15세인데 비해 군위는 16.96세가 많은 평균 연령 49.1세로 여러모로 현격한 차이를 보여 구미가 감당해야 할 비용 부담이 너무 많다"고 했다.

한 의원은 "양 지자체가 통합할 경우 구미 무을에서 군위 고로 간 총 연장 87.6㎞로 2시간 이상 소요되는데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하락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통합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군위·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구미·정창구기자 jungc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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