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다의 영양 듬뿍…담백한 속살 맛 제철 '왕새우'

가을 별미하면 왕새우를 빼놓을 수 없다. 대하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새우류 중에서 큰 편에 속해 왕새우라는 이름이 붙었다. 9~11월이 제철인 왕새우는 서해안에서 가장 많이 잡힌다. 특히 천수만과 태안 앞바다가 최고의 산지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서해안 포구에는 갓 잡아올린 싱싱한 왕새우들이 넘쳐나고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옛날부터 임금에게 진상될 정도로 높은 가치를 인정 받았던 왕새우에는 양질의 단백질을 비롯해 타우린과 키토산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 타우린과 키토산은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특히 타우린은 해독작용을 도와 간기능을 개선하며 혈압을 조절하여 심장병이나 당뇨병 같은 성인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섭취된 카로틴은 체내에서 비타민A로 변해 면역력도 키워준다.

또 칼슘도 다량 함유되어 있어 꾸준히 섭취하면 골다공증이나 골연화증을 예방할 수 있다. 이 외에 무기질'비타민B, 필수 아미노산'불포화지방산 등도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껍질뿐 아니라 머리부터 꼬리까지 버릴 것이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껍질과 머리를 먹지 않고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왕새우의 영양가를 제대로 섭취하려면 머리와 껍질도 먹는 것이 좋다. 껍질이 두꺼워 먹기 불편하면 바짝 익혀서 먹으면 된다.

◆자연산, 수염 길고 껍질 두꺼워

왕새우는 성질이 급해서 잡으면 금방 죽는다. 그래서 산지가 아니면 살아있는 자연산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자연산은 양식에 비해 수염이 길고 껍질이 두껍다. 또 운동량이 많아 쫄깃한 맛이 더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그 차이를 구별하기는 힘들다. 크기도 다르다. 자연산은 어른 손바닥을 훌쩍 넘는 크기로 자란다. 큰 놈은 길이가 30cm에 육박한다. 반면 양식은 대체로 자연산보다 작다.

◆소금구이로 쫀득한 육질을

왕새우는 튀김'회'찜 등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으나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바로 구이다. 단단하고 쫀득한 육질의 맛을 생생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왕소금을 깔고 왕새우를 올려 놓은 뒤 불판을 가열하면 벌겋게 익어가는 왕새우 몸에서 육즙이 나온다. 육즙이 소금을 녹이고 녹은 소금물이 왕새우 껍질 사이로 스며들면 속살에 담백한 맛이 밴다.

제맛 즐기려면 역시 산지로

대구에도 왕새우를 맛볼 수 있는 횟집'해물탕집 등 음식점이 많이 있다. 하지만 왕새우의 진맛을 보려면 발품이 들더라도 산지로 가는 것이 가장 좋다. 왕새우 철을 맞아 먹을거리'볼거리가 함께하는 풍요로운 축제도 열린다.

왕새우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곳 중 하나가 바로 충남 홍성군 남당항이다. 서해안에서 이름난 미항인 남당항은 천수만에 접해있다. 천수만은 조수간만의 차가 적고 수심이 앝아 왕새우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지니고 있다. 남당항 일대에는 100곳이 넘는 횟집과 간이 포장마차가 영업 중이다. 가게마다 왕새우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하고 구수한 향기에 발길은 절로 멈춰진다.

왕새우로 요기를 하고 나면 11월 1일까지 열리는 '제14회 남당대하축제'를 즐길 차례다. 토'일요일 축제 현장을 찾으면 대하잡이 체험을 할 수 있다. 천수만 방조제를 따라 펼쳐지는 철새들의 군무도 덤으로 감상할 수 있다. 왕새우 1kg은 두 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양식은 1kg에 3만원이며 시세 따라 가격이 변하는 자연산은 양식보다 비싸다. 041)634-4886.

충남 대안군 안면도백사장항과 보령군 무창포항도 왕새우 산지다. 무창포항에서 매년 대하'전어축제가 열렸으나 올해는 신종플루 영향으로 취소됐다. 또 백사장항에서 열리던 대하축제도 올해는 개최될지 미정이다. 축제가 열리지 않더라도 담백한 왕새우와 수려한 자연환경이 있어 나들이 장소로는 손색이 없다. 특히 무창포에서는 시간 때만 맞으면 신비의 바닷길도 둘러볼 수 있다. 신비의 바닷길은 무창포 앞바다에서 석대도까지 1.5km 구간의 바다가 바닥을 드러내는 현상으로 일명 '모세의 기적'으로 불린다.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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