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를 내지 못해 신용회복지원 프로그램에 'SOS'를 요청한 사람들이 전국적으로 올해 15만명을 넘어섰다. 올 3분기에만 5만여명이 신용회복지원 프로그램에 몰려들었다. 경기가 회복세라지만 어려운 사람들의 주머니에는 햇볕이 찾아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빚 많은' 나도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빚더미에서 허덕이는 사람들, 어떻게 탈출할 수 있을까?
◆빚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누구나 빚을 질 수 있다. 하지만 빚을 진 이들이라면 금융채무 불이행자로 전락하지 않도록 철저한 빚관리를 해야 한다. 연체 기간이 3개월 미만이면서, 앞으로 빚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다면 신용회복위원회의 '프리워크아웃 제도'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연체가 장기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프리워크아웃 제도의 대상자가 되면 5억원 이하 채무에 대해 연체이자는 면제하고, 대출이자는 깎아주기 때문이다. 무담보 대출은 최장 10년, 담보대출은 최장 20년에 걸쳐 갚으면 된다.
◆연체가 3개월을 넘겼어요
연체 기간이 3개월을 넘겼다면 이미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된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프리워크아웃 대상자가 안 되고 개인워크아웃 제도를 이용해야 한다.
개인워크아웃은 5억원 이하의 빚을 3개월 이상 연체하고 있으면서 최저생계비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 채무자를 대상으로 한다. 대상자가 되면 이자를 전액 면제받고 원금도 최대 50%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남은 빚은 최장 8년에 걸쳐 나눠 갚으면 된다. 워크아웃이 개시되는 즉시 연체 정보가 해제되고 보증인에 대한 채권 추심도 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원금 전액탕감은 없다. 원금의 일부라도 갚아야 한다.
그런데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린 사람이라면 이 제도를 적용받기에 어려움이 있다. 신용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신용회복위원회는 개별 금융회사와 협약을 맺은 뒤 채무자의 부담을 줄여주도록 금융회사에 요청, 개인워크아웃 제도를 운영하는데 대다수 대부업체가 신용회복위원회와의 협약을 맺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 대부업체가 "나 몰라라"하면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린 사람들은 신용회복 프로그램에 기댈 수 없다.
◆전환대출도 있어요
전환대출이란 신용등급이 7~10등급인 저신용자가 대부업체, 저축은행, 캐피탈사 등에서 3천만원 이하의 채무를 연 20% 이상 고이자율로 상환하고 있을 때 이 이자율을 10%대로 낮출 수 있도록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신용보증을 하는 제도.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따르면 대부업체로부터 돈을 빌린 뒤 40% 후반대에 이르는 높은 이자를 상환하다가 10% 안팎으로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는 '감사'가 쏟아지고 있다는 것.
대구지사는 물론, 구미시청과 포항시청에도 창구가 열려 상담을 받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최근 한 조사를 보면 전환대출제도에 대해 94.9%가 만족한다고 응답했고, 84.2%가 고금리대출의 이자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답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향후 '채무재조정' 기준을 완화, 보다 많은 서민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채무재조정 기준은 2007년 말 현재 3천만원 이하를 3개월 이상 연체한 경우로 돼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채무재조정 기준일을 '2007년 말'에서 '2008년 말'로 조정하는 한편 채무금액도 3천만원 이하에서 5천만원 이하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개인회생'개인파산제도는?
신용회복지원 프로그램이나 전환대출 등으로도 빚더미를 벗어날 수 없다면 법원의 '개인회생'이나 '개인파산제도'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담보대출 10억원, 무담보대출 5억원 이하의 채무자이면서 일정 소득이 있는 사람이 신청하는 개인회생은 법원이 책정한 생계비를 뺀 일정액을 5년 동안 매달 내는 제도다.
법원이 정한 만큼의 돈을 5년 동안 갚으면 나머지 채무는 면제되는 제도이므로 급여나 사업소득이 지속적으로 있어야 한다. 개인회생의 경우, 성실하게 빚을 갚고 나면 지속적인 금융거래를 통해 개인 신용도 회복할 기회를 갖게 된다.
'개인파산'은 채무자가 빚을 갚을 능력이 없다고 보고 법원이 모든 빚을 탕감해버리는 것. 가장 확실하게 빚더미를 벗어나는 길이다.
하지만 이 길을 택하게 되면 이후의 금융활동에 있어서 여러 가지 불이익이 따르게 된다. 최근엔 개인파산을 권유하고 소개비를 챙기는 브로커들도 적지 않다. 이들의 권유를 받고 덜컥 개인파산으로 갔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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