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골이나 터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 청소년 축구대표팀(감독 홍명보)이 파라과이를 3대 0으로 완파하고 1991년 대회 이후 18년 만에 8강에 진출했다. 한국 대표팀은 6일 새벽 이집트 카이로의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16강전에서 김민우(연세대)의 2골 등 골 폭죽을 터뜨리며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를 격침시켰다.
한국의 집중력과 감독의 지략이 돋보인 경기였다. 한국과 파라과이는 전반전 내내 치열한 미드필드 싸움을 펼치며 유효 슈팅을 한 번도 허용하지 않는 등 빈틈없는 수비로 팽팽하게 맞섰지만 후반 들면서 적극적인 공격 축구로 돌아선 한국이 기회마다 놀라운 골 결정력을 보이며 3골을 쏟아넣어 파라과이를 압도했다.
화끈한 골 잔치는 '왼발의 달인'인 김보경(홍익대)의 왼발에서 시작됐다. 후반 10분 김민우가 때린 강슛이 골키퍼를 맞고 나오자 왼쪽에서 쇄도하던 김보경이 왼발로 침착하게 차 넣어 골망을 갈랐다. 김보경은 이날 자신의 생일을 자축하듯 '8강 결승골'을 한국과 자신에게 선물했다. 이후 일진일퇴의 공방이 펼쳐지던 경기의 전세가 급격히 한국으로 기울기 시작했고 후반 15분 이날 경기의 '히어로' 김민우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수비를 제치고 강력한 왼발 슛을 작렬,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크로스하려다 슛을 해 골키퍼를 속인 감각적인 골이었다. 김민우는 또 10분 뒤인 후반 25분 박희성(고려대)이 올린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며 8강행을 확정지었다. 김민우는 첫 골부터 마지막 골까지 직·간접적으로 모두 관여하는 만점 활약으로 한국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파라과이는 후반 들어 순식간에 2골 차로 뒤지자 흥분하기 시작, 후반 16분 주심에게 강력 항의하던 로드리고 부르고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까지 당하면서 결국 전세를 뒤집지 못하고 자멸했다. 파라과이는 조별리그에서 이탈리아와 0대 0으로 비기는 등 3경기에서 1실점 하는 막강 수비를 자랑하며 16강에 올랐지만 집중력과 골 결정력을 앞세운 한국에 소나기 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반면 한국은 미국과의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3골을 터뜨리며 완승한 데 이어 16강전에서 파라과이까지 3골로 무너뜨리며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은 또 이날 승리로 U-20 월드컵에서 4경기 만에 처음으로 파라과이에 이겨 역대 전적을 1승2무1패로 균형을 맞췄다.
한국은 1991년 포르투갈 대회 때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해 8강에 오른 뒤 18년 만에 8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고 9일 밤 가나-남아프리카공화국(7일 새벽)의 승자와 사활을 건 4강 진출을 다툰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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