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섬유도시서 자동차부품·기계 도시로

수십년간 대구 제조 산업의 '왕좌'에 군림하던 섬유 산업이 2007년 총 부가가치액 부문에서 3위로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가 1999년부터 2007년까지 9년 동안의 지역 제조업종별 부가가치액 및 업체 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그동안 대구의 제조 산업을 이끌던 섬유 업종의 비중이 점점 줄어드는 대신 자동차 부품과 금속 가공, 기계 장비 업종 등이 대구를 대표하는 제조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9년간 제조업종별 부가가치액 현황에 따르면 1999년 2조1천480억원으로 지역 제조업 전체 부가가치액(6조2천280억원)의 34%를 차지했던 섬유 제품은 이후 해마다 줄어들어 2007년 1조610억원으로 9년 만에 51%나 급감했다. 특히 2006년엔 1조810억원으로 사상 처음 부가가치액 1위 자리를 자동차 부품(1조2천억원)에 넘겨줬으며, 2007년에는 자동차 부품(1조2천680억원)과 금속 가공(1조2천50억원)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반면 자동차 부품과 금속 가공, 기계 장비 등 기계 산업이 2000년대 들어 급속한 신장세를 보이며 섬유 산업을 대신해 대구를 대표하는 제조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전자 부품과 전기 장비 업종의 부가가치액이 9년 만에 각각 6배와 2배가량 급증했다.(표1 참조)

대구경북기계공업협동조합 장충길 상무는 "2003년 이후 자동차 부품과 금속 가공, 기계 장비 업종이 대구를 대표하는 제조 산업으로 뜨기 시작하면서 이들 업종의 생산액과 부가가치액의 비중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이제 대구는 섬유 도시가 아니라 기계 도시라는 이름으로 간판을 바꿔 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5인 이상 사업체 수 현황을 보면 섬유 제품 업체는 2002년 2천70개를 기점으로 해마다 줄어 2007년 1천418개로 감소했다. 반면 금속 가공 업체는 1999년 623개에 불과했으나 9년 만인 2007년 1천345개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부가가치액의 상승에도 자동차 부품과 기계 장비 업종의 경우는 각각 1999년과 2004년을 정점으로 최근 들어 업체 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표2 참조)

자동차부품진흥재단 권기달 팀장은 "자동차 부품 업체 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은 금융 위기 등의 불황에 따른 5인 이상 10인 미만의 영세업체들의 도산에 의한 것"이라며 "이처럼 업체 수의 감소에도 불구, 자동차 부품 산업의 부가가치액이 계속 늘고 있는 것은 대부분 지역 자동차 업체의 체력이 건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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