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마늘이다. 단군신화에도 나오는 마늘은 쑥과 함께 친숙하다. 김치와 겉절이, 각종 찌개류, 불고기 등에 두루 들어간다. 하지만 햄버거와 피자 등 패스트푸드가 젊은이들의 입맛을 공략하면서 마늘이 들어간 음식은 외면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경북 의성, 충북 단양, 충남 서산 등 내륙지방과 경남 남해, 제주도 등 해안에서 주로 생산되지만 소비량이 많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수년 전부터 마늘이 건강식품과 약품으로 이용되면서 인삼시장에 버금갈 정도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마늘엑기스와 발효마늘, 흑마늘, 구운 마늘, 마늘주사 등 제품도 다양하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피라미드를 만들 때 노예들에게 마늘을 먹여 중노동과 더위를 견디게 했다고 한다. 인간이 마늘을 먹기 시작한 것은 수천년 전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늘의 원산지는 중앙아시아이며,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으로 추측된다. 한국에서는 언제부터 마늘을 심기 시작했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고려시대 이전부터 심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마늘의 기원 식물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학설이 있다. 중앙아시아에서 야생상태로 자라는 알리움 롱기쿠스피스(A. longicuspis)를 기원 식물로 보는 학자들도 있다.
마늘을 가장 많이 먹는 사람은 한국인과 중국인이다. 마늘을 먹지 않는 외국인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체취를 풍긴다. 하지만 최근 마늘의 주성분인 알리신의 약리적인 효능이 다양하게 발표되면서 세계 각국이 마늘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마늘의 독특한 향과 맛은 알리신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약리학적인 연구 결과,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혈압을 낮추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알리신은 혈전의 발생을 예방하거나 용해하는 성질도 있기 때문에 심장병과 뇌졸중 등을 예방한다. 당뇨병의 경우 알리신은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하고 혈당치를 개선하며, 마늘 속에 들어있는 비타민 B1은 몸에 흡수된 당질을 에너지로 바꿔줌으로써 피로감을 없애주고 온몸의 기능을 활발하게 해 준다. 몸을 따뜻하게 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말초혈관을 확장시키는 기능이 있어 성기능을 증강시킬 수 있다고 한다.
마늘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냉(冷)이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복통이나 설사, 감기, 관절염, 신경통 등에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위(胃)의 점막을 자극해 위액의 분비를 촉진하며 소화능력도 높인다. 마늘에는 살균'항균작용이 있어 식중독을 예방하고 장 내에서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므로 장(腸)의 기능을 좋게 하는 정장작용도 있다고 밝혀졌다.
또 동의보감에 따르면 마늘을 대산(大蒜)이라 하며, 성질은 열(熱)하고 매우며 유독(有毒)하다.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쌀독에 마늘을 넣어 쌀벌레가 생기지 않도록 했다.
마늘은 아주 유용하지만 주성분인 알리신의 강한 향과 매운 맛 때문에 꺼리는 사람이 많다. 고기, 생선 등 단백질이 많은 음식과 함께 먹으면 강한 향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마늘에 열을 가하거나 발효시키면 효소활성도가 떨어져 알리신이 줄어든다. 매운 맛과 향도 없어질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효능이 감소한다.
생마늘은 위벽을 자극해 헐게 할 수 있으므로 위장병이 있거나 위가 약한 사람은 피해야 한다. 또 마늘에는 혈액응고를 지연시키는 성분이 들어 있다. 혈전용해제, 은행잎 추출물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이 많은 양의 마늘을 섭취하면 몸에 상처가 날 경우 지혈(止血)이 잘 안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의학적으로 마늘의 성질은 열(熱)이기 때문에 몸이 냉한 음체질에게는 맞을 수 있다. 하지만 몸에 맞다고 장기간 복용하거나, 평소 열이 있는 양체질에게는 두통과 가슴답답함, 불면, 피부발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도움말'한상원 대구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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