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출신 좌파 혁명가 체 게바라가 1967년 오늘 볼리비아 산악지대에서 미국 CIA의 지원을 받는 볼리비아 특수부대에 붙잡혀 총살당했다. 혁명을 수출한다며 1965년 11월 3일 볼리비아로 잠입, 반정부 게릴라전을 벌인지 11개월 만이다.
열정은 높고 뜻은 좋았지만 혁명수출 실패는 예견된 것이었다. 무엇보다 혁명의 주축이 되어야 할 농민들이 무장투쟁에 관심이 없었다. 당시 볼리비아는 남미 최빈국이었지만 농지개혁이 어느 정도 실현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피델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 혁명을 성공으로 이끈 뒤 그의 앞에 놓인 안락한 길을 버리고 선택한 혁명가의 삶은 이렇게 처절한 실패로 끝났다.
그가 죽은 지 40여 년이 지난 지금 그는 자본주의 문화상품으로 더 각광받고 있다. 쿠바의 사진작가 알베르토 코르다가 1960년에 찍은 그의 사진은 쓰이지 않는 데가 없다. 티셔츠, 목걸이, 맥주 광고는 물론 젊은 여인의 가슴에도 그의 얼굴은 그려 넣어진다. 팝 아티스트의 거장 앤디 워홀의 아홉 컷 짜리 실크스크린은 그 결정판이라 할 만하다. 혁명가의 모습은 사라지고 그저 반항적이고 성적인 이미지만 남겨진 것이다. 지하의 게바라는 통탄하겠지만 어쩌겠는가 이것이 역사의 흐름인 것을.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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