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 논문] "합리적이고 타당한 교원평가가 되려면" 신상명 교수

수업 중심 탈피, 학급운영·인성지도 중요성 제시

'수업 능력을 중심으로 하는 교사 평가는 학생, 학부모의 기대와 다를 뿐더러 학교 조직의 변화로 이어지기 힘들다. 교육계에서는 교사 양성 교육과정이 교과 중심으로 편성돼 있기 때문에 교사의 전문성 요소 중 핵심을 교과내용적 지식이라고 인식한다. 하지만 학생, 학부모는 오히려 교과수업 역량보다 담임학급 운영 및 인성지도 역량을 더 중시하며 학생과 교사 사이의 공감과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북대 교육학과 신상명 교수가 한국연구재단 사회과학웹진(ssc.nrf.go.kr) 9월호에 실은 글 '합리적이고 타당한 교원평가가 되려면'의 결론 가운데 하나다. 글은 현재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하고 있는 교원평가의 문제점을 차분히 진단하고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신 교수는 교원평가에서는 제도 자체의 합리성과 평가의 타당성이 함께 고려돼야 하는데 지금은 이 부분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교사평가 영역이 수업에 중심을 두고 있는 점은 재고돼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교원능력개발평가의 영역은 동료로부터 수업계획·수업실행·평가활동을, 학생으로부터 수업 만족도를, 학부모로부터 자녀의 학교생활 만족도를 평가받도록 설정돼 있다. 교사의 수업지도가 평가의 초점이다. 하지만 학생, 학부모는 교사의 전문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담임학급 운영과 인성지도 역량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표 참고)

신 교수는 교원평가제가 수업 전문성 신장에 목표를 두는 건 비합리적이라고 비판했다. 굳이 평가라는 제도를 빌리지 않아도 수업연구대회, 수업장학, 연수제도 등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교원 평가는 오히려 개인적인 능력계발보다 학교 구성원 사이의 의사소통과 참여, 반성 등을 통해 학교의 분위기와 조직의 변화를 가져오는 효과가 더 크다고 짚었다.

교육의 과정과 교육적 성과를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는 평가지표를 사용하지 않는 점도 문제로 들었다. 평가의 명료성과 평가제도의 가시적 효과에 급급해 교육의 질적 측면과 성과 측정의 곤란성을 무시하면 부작용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평가의 목표를 개인적 측면에 국한하지 말고 학교와 조직의 변화를 목표로 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며 "학교 조직은 견고해 쉽사리 변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학생, 학부모의 기대에 맞게 바꿔내기 위해서는 한층 세밀하고 심도 있는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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