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무대에서 언제나 라이브로 승부"…브라운아이드걸스

뉴욕 추석맞이 민속대잔치서 만난 브라운아이드걸스

음악적으로 자신 있기 때문에 언제나 라이브 공연만 한다는 브라운아이드걸스.
음악적으로 자신 있기 때문에 언제나 라이브 공연만 한다는 브라운아이드걸스.

'원더걸스' '소녀시대'에 결코 뒤지지 않는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Brown eyed girls). 탄탄한 팀워크로 뭉친 실력파 멤버 4명이 무대 위에서 움직일 때면 말 그대로 시선 고정이다. 푹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이 넘쳐났다. 1, 2집 때 큰 재미를 못 봤지만 디지털 싱글앨범에 수록된 '어쩌다'란 곡이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기어코 3집 때 대박을 터뜨렸다. 100억원이 넘는 거금을 벌었다는 얘기가 사실이었다. 물론 순수익은 아니겠지만.

이렇게 확 뜨니 '브아걸'(줄여서 부르는 말) 만나기가 지역 일간지 기자로선 여간 어렵지 않았다. 국내에서 방송에 밀려 좀체 인터뷰 일정을 잡을 수가 없었다. 목 빠지게 기다리다 마침 추석맞이 뉴욕행사에 주요 초대가수로 '브아걸'이 간다는 소식을 듣고 매니저와 연락을 했더니 "그럼 뉴욕에서 만나 인터뷰 하자"는 답이 왔다. 추석 며칠 전인 27일 뉴욕행사 무대 뒤 대기실에서 브아걸을 만났다. 매력적인 4명의 소녀들을 대면하니 '마치 인형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멤버들의 개성을 한마디로 풀어보면 대충 이랬다. '참 사근사근한 제아' '엉뚱 섹시녀 가인' '말발 서는 나르샤', 그리고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미료'.

인터뷰 전 공연 피날레 무대를 장식해야 했기에 안무를 맞추는데 척하면 척이었다. 한 멤버가 '나 이렇게 움직일 테니 이렇게 해달라'고 하면, 바로 '오케이'라며 요청대로 춤 동작이 완성됐다. 그만큼 손발이 척척 맞고 눈빛 하나, 말 한마디면 서로가 원하는 걸 감지할 정도였다.

제아, 가인, 미료, 나르샤 4명의 매력을 모두 다 들여다볼 순 없지만 그들의 감춰진 매력을 한꺼풀만 벗겨보자.

◆'아브라카다브라'(Abracadabra), 소원 이뤄져

3집 앨범의 타이틀곡 '아브라카다브라'가 떴다. 그동안 대박이라 할 만한 곡이 없었던 '브아걸'로서는 제대로 인기를 실감하게 된 셈. 한국에서 톱 걸그룹으로 자리 잡은 데 이어 뉴욕에서도 한국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기 때문. 멤버 2명씩 나눠서 무대 뒤 대기실로 들어왔는데 사인을 받으려는 팬들 때문에 들어오는 데 곤욕을 치렀다. 팀 리더인 제아는 "와! 뉴욕에서도 이렇게 인기가 많다니 너무 놀랐어요"라고 말했다.

이번에 제대로 뜬 곡 '아브라카다브라'는 애인을 다른 여자에게서 뺏어오기 위해 거는 주문으로 대담하고 자극적인 멜로디와 안무로 음악팬들에게 어필해 성공을 거뒀다. 원래 이 말은 고대에 질병이나 불행으로부터 지켜달라고 자비로운 성령의 도움을 바랄 때 사용한 주문(呪文). 어쨌든 주문은 통했고, 브아걸도 작은 소원을 이루게 해준 고마운 곡이다.

4명의 멤버가 결성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4명의 그룹 결성을 위해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친구인 제아·미료·나르샤는 이미 함께 팀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었으나 나머지 1명 때문에 계속 어려움을 겪다 드디어 복덩이 '가인'이 오디션에 당당히 합격해 4명의 소녀그룹이 완성된 것. 가인이 나이로도 멤버 결성으로도 막내다. 귀여움 독차지다. 하지만 춤이나 노래로는 결코 뒤지고 싶은 생각이 없다.

고교를 졸업한 후 가수의 길로 들어선 이들은 미모와 더불어 실력으로 승부하는 그룹이다. 원더걸스, 소녀시대, 2NE1, 카라 등 걸그룹과 차별화되는 팀컬러를 묻자 주저하지 않고 "우린 보컬 위주의 팀이며 각자 멤버들이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하다. 음악적으로 자신 있기 때문에 언제나 라이브 공연만을 한다"고 답했다.

브아걸 멤버 4명은 10년 뒤에도 함께 노래하고 싶어한다. 그때는 다들 30대 아줌마가 되어있을 수도 있지만 결혼해 평범한 주부 역할도 하면서 노래를 하고 싶단다.

◆'난 이렇고, 넌 이렇고', 멤버별 개성

브아걸 4명 모두 생각보다 소탈하고 스타의식도 별로 없는 편이다. 이들은 뉴욕행사를 위해 머무른 뉴저지의 호텔에서도 수수한 옷차림으로 다녔다. 멤버들은 잠시 뉴욕 맨해튼에 쇼핑을 가서도 명품을 사지 않고 작은 선물이나 기념품들만 조금씩 사왔다고 했다. 서로의 생활은 투명유리를 보는 것처럼 일상생활이 노출돼 있다. 특별한 일이 아니면 숨길 필요도 없고 숨기기도 어렵다.

가족보다 함께 있는 시간이 더 많은 브아걸. 그렇다면 각 멤버들의 눈에 비친 서로의 모습은 어떨까. -내숭 1위는 단연 '제아'. 아마도 사근사근한 모습 뒤에 감춰진 끼가 발동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봤다. -화를 잘 내는 버럭녀는 '가인'. 막내라서 철이 없어 그럴까. 아마도 엉뚱한 매력 때문일 듯. -사생활을 중시하는 멤버는 '미료'. 뭔가를 감추고 지낸다는 느낌이 들어서일까 아무튼 그랬다. -이상한 버릇이나 징크스를 갖고 있는 멤버는 '제아', 다리를 떨거나, 찡긋찡긋한 얼굴 표정을 자주 짓는다. -통장에 돈이 가장 많은 멤버는 '미료'. 착실히 알뜰하게 돈을 모으는 스타일, 통장에 든 액수는 비밀이란다. -명품을 가장 좋아하는 멤버는 '다 좋아해'. 돈 넉넉지 않아서 그렇지 명품 싫어하는 여자가 어디 있겠느냐고 얘기했다. -춤출 때 가장 많이 틀리는 멤버는 '미료', 다소 덜렁대는 편이라 조금씩 틀린다고 매니저가 설명했다. -가장 섹시한 멤버는 '가인', 특히 가인은 무대 위에서 더 빛을 발하는 멤버. -운동을 가장 잘하는 멤버는 '나르샤', 혼자서도 헬스클럽을 다니며 운동신경이 뛰어난 편.

-눈물이 가장 많은 멤버는? 우는 모습 잘 안 보이고 다 밝은 편이란다. 하지만 남모르게 가슴앓이하며 눈물 흘리는 멤버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이 가장 많은 멤버는? 다 잠이 많고 올빼미형. 아침에도 안 깨워주면 잘 못 일어나는 편이란다. -술이 가장 센 사람은? 멤버 4명 다 술은 마시지 않는다. 특히 가인은 아예 술을 한방울도 마시지 않는다고 했다.

글·사진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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