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두 바퀴로 떠나는 여행…'자전거 천국' 상주에 가면

15개 코스 골라서 타는 재미

가을은 자전거 타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자전거 여행은 상주를 권하고 싶을 만큼 상주는 자전거 천국이다. 사진은 상주시내 북천변을 달리고 있는 상주시 자전거연합(회장 신성현) 회원들. 정운철기자
가을은 자전거 타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자전거 여행은 상주를 권하고 싶을 만큼 상주는 자전거 천국이다. 사진은 상주시내 북천변을 달리고 있는 상주시 자전거연합(회장 신성현) 회원들. 정운철기자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 주말과 휴일을 그냥 '방콕'만하기엔 요즘 날씨가 너무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주말과 휴일, 가족끼리 혹은 연인끼리 나들이를 가면 어떨까? 그냥 관광지를 골라 주마간산으로 둘러보는 식의 나들이는 구식. 테마를 정해놓고 직접 체험하는 게 알찬 나들이일게다. 가을 테마 나들이 메뉴로 '자전거'를 권하고 싶다. 가을은 자전거를 타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코스모스· 들국화 등 꽃길 사이로, 또는 짙푸른 가로수 사이로 맑은 하늘을 보며 페달을 힘껏 밟아보자.

자전거 테마 여행지로 상주를 추천하고 싶다. 상주는 자전거 천국이다. 세계 각국의 이색 자전거를 볼 수 있는데다 각양각색의 자전거 도로를 마음껏 질주할 수 있다.

◆상주는 '자전거나라'

상주의 자전거 역사는 무려 100년이다. 1925년부터 조선 8도 전국자전거대회가 여러 차례 상주에서 열렸을 만큼 자전거는 상주와 뗄 수 없는 관계다.

시민 10만7천명 중 8만5천명이 자전거를 갖고 있다. 이는 자가용 보유 대수(3만8천700대)의 배가 넘는 수치다. 또 시민 10명 중 3명이 자전거를 매일 이용하고 있고, 학생 2명 중 1명이 통학수단으로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을 정도다. 자연히 지난해 기준 자전거의 교통 분담률이 21%로 전국 1등이다.

◆자전거 어디서 타나요?

코스마다 재미가 있고, 스릴도 있다. 자전거와 함께하는 자연 풍광은 물론 상주의 역사·문화 유산도 자전거를 타면서 마음껏 볼 수 있다. 상주의 자전거에 '건강'과 '재미', '역사공부'를 한꺼번에 태울 수 있다는 얘기다.

상주의 자전거 코스는 15개.

우선 산악자전거(MTB) 코스는 3개가 운영중이다. 만산동 코스는 시내의 북천전적비를 출발해 봉강리와 남장동을 거쳐 다시 북천전적비로 되돌아오는 31.1㎞. 코스가 평탄해 일반인들이 이용하기에 별다른 애로가 없다. 대회도 자주 열리는 코스다. 자건거를 타면서 북천전적비를 둘러봐도 괜찮을 것 같다. 특히 북천전적비에는 상산관이 있다. 상산관은 영남에서 가장 규모가 큰 객사로, 조선 초 상주 경상감영의 관찰사가 사신 등을 접대하고, 임금을 향해 절을 올리던 곳이다. 상산관 마루에서의 맞은 편 전경이 머리를 시원하게 할 만큼 뛰어나다.

외남면사무소에서 모서·대포리를 거쳐 다시 면사무소로 돌아오는 18㎞의 백학산 코스와 청계사에서 대전리와 농암리를 거쳐 청계사로 되돌아오는 29.6㎞의 청계사 코스는 산이 있어 일반인들이 타기에는 다소 힘든 코스다. 대신 흘린 땀 만큼 건강을 얻을 수 있는 코스다.

상주 시내 한복판에 있는 남산공원 코스(재생고무 컬러매트) 3.94㎞는 도보코스와 나란히 있다. 가볍게 즐기는 코스이며 자전거를 타다가 정자에서 쉴 수도 있고, 체육시설에서 간단한 운동도 겸할 수 있다. 남산공원은 조선 초 200년간 지금의 도청격인 경상감영이 자리했던 유서 깊은 곳이다.

또 시내 전용 코스와 시내에서 출발해 시외를 돌아오는 코스, 시외 코스, 꽃길 코스, 낙동강 코스 등이 있다.

시내 전용은 말 그대로 시가지 주변을 한바퀴 도는 11.6㎞ 코스다. 상주시민들이 아침저녁으로 즐겨찾는 코스다.

시내에서 출발해 시외를 돌아오는 코스로는 경천대코스와 고택·허브농장 코스, 동북방향 코스, 청리·외남 코스가 있다. 경천대 코스는 북천→전사벌왕릉→화계교→북천까지의 25.5㎞다. 경천대는 낙동강 제일 경승지로 이름나 있다. 가을 경천대 경치는 말 그대로 절경이다. 특히 경천대 전망대에선 낙동강이 회돌아가는 모습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일석이조인 셈. 또 전사벌왕릉은 상주의 고대국가인 사벌국의 왕릉으로 전해지고 있다.

동북방향 코스는 길이가 무려 59㎞로 가장 길다. 시내에서 출발해 내서면과 이안면, 사벌면 등 3개 면을 돌아 다시 북천으로 되돌아오는 코스다. 경북의 3대 평야인 사벌 들의 들판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이 코스엔 삼한시대의 가장 대표적인 못인 공검지도 있다.

청리·외남은 외남면과 청리면을 도는 25.1㎞ 코스다. 이 코스엔 전국 최초의 사설 의료시설인 '존애원'이 있다.

시외 코스는 화북면, 화남면, 함창읍 등의 코스다.

화북면 코스는 면사무소→쌍용계곡→성불사→면사무소의 6.3㎞이며, 화서면 코스는 면사무소→지산리→면사무소 10.7㎞다. 화북면 코스는 속리산이 시야에 잡힌다. 상주 시내를 흐르는 양대 하천인 북천과 남천에는 16㎞의 꽃길 코스가 조성돼 있고, 경천대 위쪽의 상풍교에서 중동면의 강창교까지의 28.3㎞의 낙동강 투어로드는 '코스 중의 코스다'. 특히 낙동강 코스는 낙동강을 따라 내려오는 코스로, 낙동강의 경치를 마음껏 가슴에 담을 수 있다. 낙동강의 이름은 상주가 태생지일 만큼 상주의 낙동강은 낙동강에서 최고의 경치를 자랑한다.

상주시 남장동의 자전거박물관도 인근 남장사를 돌아오는 코스를 연중 무휴 운영하고 있다.

◆자전거, 어디서 빌려요?

상주에서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 곳은 상주시청 남성청사와 무양청사, 상주역, 상주버스터미널, 남원동·북문동·계림동·동성동·동문동·신흥동 등 6개 주민자치센터 등이다. 신분증을 제시하면 무료료 대여가 가능하다.

자전거 코스를 잘 모를 경우 코스 안내책자를 받을 수 있고, 공기 주입구도 대여소에 비치돼 있다. 대여 시간은 평일 휴일 구분없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혹은 오후 6시까지다. 상주자전거박물관도 자전거를 무료로 빌려주고 있다. 상주에서 자전거 대여가 가장 많은 곳이자 사람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이곳에는 숙녀용과 남성용으로 구분된 1인용 자전거, 2인용 자전거, 이색 자전거, 유아·어린이 자전거를 비치해 두고 있으며 신분증을 제시하면 원하는 자전거를 타고 인근 코스를 이용할 수 있다. 자전거가 고장이 났을 경우에는 시내 29개의 자전거 대리점에서 수리를 할 수 있다. 상주시는 보다 효율적인 자전거 대여를 위해 자전거 코스의 주 출발지점인 북천 인근에 최근 자전거 대여 부지를 확보, 시설 공사에 들어갔고, 경천대 인근에도 낙동강 자전거 코스 전용 대여 공간을 지을 예정이다.

◆볼거리는 없나요?

상주자전거박물관이 대표적이다. 자전거 변천사와 유래, 유명 자전거 선수, 현대 자전거와 이색 자전거 등 자전거의 모든 것을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을 꼼꼼히 살피면 자전거 공부는 마스터하는 셈. 드라이지네, K 맥밀런 자전거, P 미쇼형 자전거, 오디너리, 콘벤트리형 삼륜자전거 등 '귀하신 몸'들도 구경할 수 있다.

자전거박물관은 현재 공간이 협소해 내년 이맘 때 개관을 목표로 경천대 인근에 새 박물관 공사가 한창이다. 또 상주시는 2013년까지 경천대 인근 승마장 부지에 자전거 테마파크인 '자전거 나라'도 조성한다.

계절마다 행사도 다양하다. 1990년부터 매년 상주 자전거축제를 열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에는 전국 규모의 자전거축전도 열 계획이다. 또 2013년엔 세계 자전거박람회도 유치할 방침이다. 1999년부터 상주시장배 전국 MTB 대회를 실시하고 있고, 2004년부터는 낙동강 MTB 투어링대회도 열고 있다. 지난해에는 상주시민 건강 자전거대행진을 처음으로 실시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