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국인 투자자 "Buy 대구경북"

4대강·낙동강 프로젝트 해외투자자들 관심 고조

"4대강 사업이 시작되면 낙동강에 요트를 띄울 수 있을까요?"

"4대강 사업과 연관돼 낙동강변에 디즈니랜드와 수상카지노가 들어선다면서요?"

하춘수 대구은행장이 최근 미국 뉴욕과 보스턴에서의 IR활동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질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구경북에서 최근 일어나는 일들을 훤히 꿰뚫고 있으면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구경북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올 들어 대구경북의 시가총액 상위 상장기업에는 외국인들의 투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대구경북 프리미엄'이 생겼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대구사무소(소장 배정득)가 대구경북의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외국인 지분율 변동 현황을 조사한 결과, 외국인들이 역내 우량 기업들의 지분율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역내 시가총액 1위 기업인 포스코의 외국인 지분율은 7일 기준으로 48.23%까지 올라 지난해 말(42.79%)에 비해 6%포인트 이상 올랐다. 포스코의 외국인 시가총액은 20조2천682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42.97%나 늘었다.

금융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외국인들이 이탈, 한때 삼성생명이 최대 주주로 바뀌었던 대구은행은 외국인 지분율이 63.68%까지 올라가면서 국내 은행 중 외국인 투자 비중이 가장 높은 은행으로 올라섰다. 대구은행의 최대 주주는 영국의 에버딘에셋 매니지먼트 등 외국인 투자펀드다.

같은 지방은행이지만 외국인 지분율이 부산은행은 50.2%고 전북은행은 6.18%에 불과하다.

하춘수 대구은행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4대강 사업은 물론, 낙동강변에 디즈니랜드와 수상카지노를 건설한다는 '에코 워터 폴리스'(Eco-Water Polis) 구상까지 알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외국인들은 새로운 항만으로 떠오르면서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다녀간 영일만신항에 대해서도 향후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고 영일만신항이 부산항의 물량을 상당 부분 가져가지 않겠느냐는 질문도 해왔다. 외국인들에게 대구경북이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선정돼 향후 32조원의 투자금 유치가 기대되고 경제자유구역으로까지 지정돼있다는 설명을 곁들이자 더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대구권에서 가장 높은 금융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대구은행은 지난해 말에 비해 외국인 시가총액이 158%나 폭증했다. 대구경북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35곳의 외국인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에 비해 평균 46% 늘어났다.

코스닥시장에서도 KH바텍의 외국인 시가총액이 지난해 말에 비해 435%나 늘어났고 소디프신소재 역시 152%나 증가하는 등 대구경북지역 우량기업들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 대구사무소 배정득 소장은 "실적이나 배당 등을 고려했을 때 이른바 '확실한' 대구경북 상장기업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과거 어느 때보다 대구경북을 둘러싼 환경이 좋아지고 있는 만큼 외국인들의 투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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