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남은 한 달은 지금까지 쌓아온 3년의 공부를 마무리하는 중요한 기간이다. 아울러 실제 수능시험을 치르는 훈련을 하고 컨디션을 조절해 최상의 결과를 끌어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대단히 중요한 시기인데도 매년 상당수 수험생들은 시간이 촉박하다는 초조함 때문에, 혹은 힘들고 답답한 마음 때문에 공부의 효율을 잃고 만다. 반면 한 달에 불과한 시간이지만 신중하게 전략을 세워 실천해나가면 의외로 큰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대산·범성·송원 등 지역 입시기관들이 제시하는 영역별·성적대별 마무리 학습 방법을 정리한다.
◆영역별 마무리 학습법
▶언어영역
수험생들은 언어영역의 특성상 남은 기간 동안 아무리 시간을 투자해도 점수를 올리기가 힘들다고 생각한다. 사실일 수 있다. 그러나 언어와 외국어 영역은 꾸준히 감각을 유지하지 않으면 평소 받던 점수는커녕 전체 수능을 망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모의고사 문제를 꾸준히 풀며 질문의 요지 파악, 내게 맞는 지문 읽기 방법 체크, 지문 안에서 답 찾기 등 글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요령을 익혀야 한다. 지난 모의고사에서 틀렸던 문제들을 찾아 교과서 내용을 훑어가며 정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교과서 외 지문이 많이 출제된다고 하지만 독해 요령과 문제 대처 능력 등을 기르는 데 가장 유용한 교재로 교과서만한 것이 없다. 틀린 문제의 경우 자신이 어떤 판단 과정을 통해 답을 결정했는지, 고쳐서 틀렸다면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를 곰곰이 되짚어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분야별 출제 유형과 기출문제 형태, 주요 단원과 공부 방법 등에 대해서는 교재나 입시기관의 분석자료 등을 참고한다. 자신의 취약 부분을 찾아 다양한 문제 풀이를 통해 보강한다.
▶수리영역
수학은 최근 수능에서 가장 비중이 큰 과목이므로 성적대에 관계없이 막판까지 손을 놓으면 안 된다. 중하위권 수험생 중에는 짧은 기간에 점수를 올리기 힘들다고 판단해 포기하고 탐구영역이나 점수가 잘 나오는 영역에 시간을 투자하는 경향이 있는데 극히 비효율적이다. 수학은 모든 문제의 난이도가 높은 게 아니라 몇몇 개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는 문제들로 출제된다. 다른 과목에 비해 시간 투자 대비 점수 효율이 높을 수 있다. 시간 관리를 철저히 해 매일 일정 시간 수학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렵고 취약한 단원에 매달리는 것보다 기본이 되는 10-가, 나 과정부터 빠르게 정리하는 게 낫다. 모의고사를 통해 100분 동안 30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훈련하고, 지금까지 공부해왔던 교재와 오답노트를 최대한 활용한다. 상위권 수험생들은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 통합형 문제나 새로운 유형의 문제 등을 다양하게 풀면서 해결능력을 길러야 한다.
▶외국어 영역
언어영역과 마찬가지로 매일 규칙적으로 듣기와 어휘, 문법과 독해에 시간을 투자해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듣기의 경우 지금부터 매일 일정 시간을 정해 연습해야 한다. 듣기에서는 내용 일치 문제가 빠짐없이 출제되고, 전체 내용을 이해해야 풀 수 있는 어려운 문제도 나오는 만큼 집중력을 최대한 높여 듣는 훈련을 해야 한다. 아울러 그림이나 도표 등 듣기에서 제시되는 시각 자료에도 익숙해질 수 있도록 대비한다. 어휘와 어법 문제는 최대의 변별력을 갖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가장 까다로워하는 분야다. 어휘는 지금까지 공부한 참고서와 문제집 등에 자주 나오는 단어들의 기본 의미를 숙지하고 파생어, 동의어, 반의어별로 정리한다. 어법은 기출문제와 모의고사 문제에서 다루었던 문법을 중심으로 출제 빈도가 높은 차례로 익혀야 한다. 외국어 문제는 유형 변화가 크게 없기 때문에 항상 출제되는 빈칸 추론, 주제·제목·요지·주장 찾기, 요약 등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회탐구 영역
과목에 관계없이 변별력 확보를 위해 한두 문항은 반드시 어렵게 출제된다. 난이도가 높은 문제들은 교과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모의평가에서 출제된 고난이도 문제들을 찾아 구체적인 개념과 관련 지식을 정리해둬야 한다.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풀어보되 통계자료나 그림, 그래프, 지도 등이 동반된 문제들에 대한 적응력도 높여야 한다. 교과 내용들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경험하고 익히는 노력도 필요하다. 사회탐구는 특성상 시사 이슈들과 연관된 문제들이 출제되므로 우리나라와 세계의 사회 현상을 파악한 뒤 관련 용어와 지식, 교과서와의 상관관계 등을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체 단원을 학습하려 욕심 내지 말고 기출문제와 모의평가, 오답노트를 활용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과학탐구 영역
과학탐구는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 없이 좋은 점수를 받기 대단히 어려운 영역이다.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 개념과 원리를 정확하게 알아두고, 단원별로 세부적인 개념들을 심층적으로 파악해둬야 한다. 실전에서는 이런 개념들을 다양한 소재와 묶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를 묻는 형태로 출제된다. 실제 현실에서는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둘 필요가 있다. 최근 일어난 주요한 과학적 업적과 쟁점, 사회적인 이슈가 됐던 과학 관련 문제 등에 대한 자료를 챙기고 이와 관련된 교과 내용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자주 출제되는데, 이에 대비하는 데는 다양한 문제들을 풀어보는 것이 최선책이다. 어려운 문제, 신유형 문제에 당황하지 않도록 충분히 훈련해야 한다.
◆점수대별 학습 방법
▶상위권=올해 수능에서도 일부 영역은 난이도 높은 문제가 여럿 출제될 가능성이 크다. 모의고사 성적을 믿고 쉽게쉽게 정리해가는 방식은 위험하다. 어려운 문제만 골라 시간을 낭비해서도 안 되지만 기본 개념만 좇는 방식의 공부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한 달은 짧은 기간이 아니므로 다양한 형태의 문제를 풀어보기에 충분하다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실전 능력을 기르는 가운데 기본 개념과 원리, 공식들을 점검하는 형태의 학습이 요구된다. 수시 1차에 지원해 대학별 고사를 치러야 하는 수험생은 수능 공부에는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대학별 고사를 준비해야 한다.
▶중하위권=얼마 남지 않았으니 새로운 교재 한 권으로 정리하겠다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지금까지 손때가 묻은 교과서와 참고서로 기본 원리와 개념을 정리하고 지금까지 모의평가에서 틀렸던 오답노트를 꼼꼼히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동안 틀렸던 문제라도 조금만 노력하면 풀어낼 수 있는 단원을 중심으로 보완하되, 자신이 가장 취약한 단원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남은 한 달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영역별로 한 등급 정도는 오르내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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