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붕기가 낳은 스타' 금민철이 다시 두산 베어스를 구할 수 있을까. 2009 프로야구 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먼저 거뒀으나 SK 와이번스에 내리 두 경기를 내준 두산이 한국시리즈 티켓을 놓고 13일 마지막 일전을 치른다. 이날 두산 선발 투수는 금민철. 포스트시즌 들어 호투를 거듭하며 두산 선발 투수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금민철의 어깨에 팀의 운명이 달렸다.
2004년 7월 13일 제26회 대붕기 결승전이 열린 대구시민야구장에서는 고교 3년생 투수 두명의 역투가 빛났다. 동산고 선발 금민철과 용마고 선발 조정훈(현 롯데)은 연장 12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졌다. 토너먼트를 치르며 둘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쳤지만 놀라운 투혼을 선보였다. 나란히 4실점을 하는 동안 금민철은 공 173개를 던지며 9피안타 11탈삼진, 조정훈은 175개의 공을 뿌리며 8피안타 11탈삼진을 기록했다.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이튿날 재경기를 치렀다. 두 팀 마운드에는 또다시 금민철과 조정훈이 섰고 이들은 한 치의 양보 없이 역투를 거듭했다. 5회 초 용마고의 공격 도중 폭우로 경기가 중단됐고 선수 보호 차원에서 공동 우승으로 결정됐다. 결승 재경기까지 6경기에 나서 44이닝 동안 618개의 공을 던진 금민철과 31과 3분의 2이닝 동안 480개의 공을 뿌린 조정훈은 함께 우수 투수상을 받았다.
그러나 금민철의 '화려했던 날'도 거기까지였다. 이듬해 두산 유니폼을 입었으나 좀처럼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고교 시절 시속 130㎞대 중반이던 구속은 10여㎞ 끌어올렸으나 제구력은 오히려 더 나빠졌다. 조정훈이 올 시즌 포크볼을 무기로 롯데의 핵심 선발로 자리 잡은 것과 달리 금민철은 잔부상과 컨디션 난조에 발목이 잡혀 여전히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신세를 벗어나기 힘들었다.
정규 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두산은 선발진이 약한 팀.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깜짝 선발 카드였던 금민철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5년 만에 다시 날아올랐다. 6이닝 6피안타 무실점을 기록,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았고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5이닝 동안 6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타자 앞에서 휘어지는 컷 패스트볼에 상대는 속수무책이었다.
금민철은 한국시리즈행이 가려질 13일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선발 맞대결 상대는 베테랑 카도쿠라 겐. 2패 뒤 2승을 거둬 균형을 맞춘 SK는 상승세를 타고 있을 뿐 아니라 타선도 뜨겁게 달아오른 상태다. 금민철의 왼손이 또 한 번 빛을 발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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