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 중 셋만 남았다. 알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매니 라미레즈(LA 다저스), 블라디미르 게레로(LA 에인절스),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우타 거포들.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4선승제)에 진출할 네 팀이 가려지는 과정에서 푸홀스는 무대에서 물러났고 남은 셋은 월드시리즈 챔피언 반지를 낄 기회를 어어갔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의 카디널스를 강자로 이끄는 '괴물' 푸홀스는 가장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는 '무결점' 강타자. 2001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9시즌 연속 3할 타율, 30홈런, 100타점 이상을 기록했다. 탁월한 힘에도 통산 타율이 0.334에 이를 정도로 정교함을 겸비, 투수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거포다. 하지만 카디널스가 다저스에 3연패하면서 더 이상 포스트시즌에서 볼 수 없게 됐다.
'타점 기계' 라미레즈에게는 아직 다저스의 푸른 유니폼이 낯설어 보인다.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데이빗 오티스와 함께 막강 타선을 형성, 숙적 양키스를 수차례 울렸던 모습이 워낙 강렬했기 때문. 최근 부상으로 고전하는 등 예전만 못하다는 말도 나오지만 여전히 무서운 타자임에는 틀림없다. '포스트시즌의 사나이'라 불릴 정도로 가을에 더욱 강했던 그에겐 푸홀스와 달리 기회가 남았다.
'괴수' 게레로는 턱없이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공에도 방망이가 곧잘 나오는데 그럼에도 14시즌 통산 타율은 0.321에 이른다. 유달리 긴 팔과 탁월한 근력으로 마구 휘둘러대니 투수들로서는 어디다 공을 던져야 할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게레로는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5대6으로 뒤진 9회초 역전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2년 연속 앞을 가로막던 보스턴을 격파하는 데 앞장섰다.
이번에는 한 건 해냈지만 게레로가 포스트시즌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던 것처럼 'A-로드' 로드리게스도 마찬가지였다.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을 받는 까닭에 로드리게스에겐 더욱 비난이 집중되곤 했다. 그러나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선 달라졌다. 2차전에서 1대3으로 뒤진 9회말 동점 투런포, 3차전에선 0대1로 밀리던 7회 동점 솔로포를 터뜨리는 등 영양가 만점의 활약으로 양키스를 구했다.
단기전에서 한 방으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강타자들은 존재 자체만으로 상대에게 큰 위협이 된다. 라미레즈, 게레로, 로드리게스에게 더욱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게레로와 로드리게스는 17일 시작될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격돌한다. 라미레즈는 16일부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좌타 거포 라이언 하워드와 맞선다. 거포들이 방망이로 어떤 가을 드라마를 빚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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