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꾸 먹고 싶어질까
결실의 계절엔 입맛도 절로 당긴다. "먹어도 먹어도 자꾸 먹고 싶어진다"는 하소연은 식탐이나 의지와는 별개의 문제이다.
배가 부르고 고프고를 결정하는 것은 위가 아니라 뇌다. 뇌는 혈액 속에 녹아든 당의 양으로 포만감과 공복감을 조절한다. 당이 많으면 포만감을, 당이 적으면 배고픔을 외친다. 체온이 내려갈 때도 신체 내의 열 소비가 많아져 공복감이 커진다. 음식을 먹으면 체온이 올라가고 이때 뇌의 포만중추가 자극을 받아 식욕이 점차 사라지게 된다. 더울 때 입맛이 없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겨울의 길목인 가을이 되면 체온이 낮아져 뇌의 포만중추 자극이 줄어든다. 날씨가 좋아 활동량이 증가하면 신체 내 열 소비가 많아져 에너지 섭취욕구도 증가한다.
이런 신체 반응에 살이 찌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뇌가 당의 전달을 인식할 수 있게 천천히 먹는 습관과 각종 영양소의 균형을 맞추는 노력이 중요하다. 배가 고프지 않으면서 적은 열량을 섭취하는 방법도 좋다.
▷뭘 먹어볼까
살찌는 것이 두렵지만 음식의 유혹을 뿌리치기도 쉽지 않다. 입과 몸을 즐겁게 하는 음식은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식탁에는 밤과 은행을 곁들인 잡곡밥에 꽁치 한마리, 여기에 가지 무침을 올려 보자. 밤은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건강식품이다. 밤의 불포화지방산은 혈관건강과 심장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쓴맛이 나는 외부 부분에는 탄닌이 있어 항암물질로 최근 주목받고 있으며, 위와 혈액의 흐름을 좋게 한다.
은행은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혈압 조절 효과가 있는 데다 칼슘이 풍부하다.
가을 꽁치는 육류나 치즈보다 양질의 단백질이 가득하다. DHA와 함께 꽁치 기름에 풍부한 에이코사펜타엔산(EPA)은 혈전방지 효과가 뛰어나고 두뇌 능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 쓴맛이 나는 내장에도 영양소가 풍부하니 한 마리를 통째로 먹어보자. 가지는 껍질이 가장 부드러울 때다. 수분이 90%가 넘는 가지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체중조절에 효과적이다.
출출할 때는 고구마와 감을 간식으로 먹어보자. 고구마는 소화기관계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해 위장을 튼튼하게 한다. 기력이 없을 때나 스트레스로 인한 식욕감퇴에도 좋다. 통째로 구워먹는 것이 영양만점이다. 쪄서 먹을 때는 생강을 함께 넣거나 레몬을 첨가하면 맛도 좋아지고 소화기능도 높일 수 있다. 감 하나면 비타민C 하루 필요량을 채울 수 있다. 동맥경화나 고혈압 예방효과도 있다. 음주 전에 먹으면 숙취를 줄이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오곡백과 넘쳐나는 가을, 균형잡힌 음식 섭취는 이 가을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도움말'김미옥 대구보건대
건강다이어트과 교수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