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5천여억원 규모인 지역의 흑자기업 포스콘이 수도권 기업 포스데이타와 통합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통합본사가 수도권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역 사회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6일 포항에 본사를 둔 포스콘과 경기도 성남에 본사를 둔 포스데이타가 각각 이사회를 열고 내년 1월 22일 통합하기로 의결했다.
통합본사 수도권 이전 가능성이 문제가 되는 것은 지난해 말 기준 포스콘은 매출 5천억원에 100억원이 넘는 흑자를 내고 있는 알짜 기업인 반면, 포스데이타는 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적자기업이 흑자기업을 합병하는 형태라는 것 때문.
또 포스콘과 포스데이타는 자동화 분야와 정보기술로 사업영역 자체가 다르고 중복되는 사업이 없는데도 통합을 통해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통합하려는 시도는 포스데이타의 부실을 합병을 통해 정리하겠다는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대주주인 포스코가 적자난 회사의 경영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다른 계열사를 희생시키는 방안을 묵인해 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포스콘 직원들도 "포스콘이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회사를 강제로 빼앗기게 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 "합병 추진 과정에서 포스콘은 철저하게 소외되고 포스데이타의 보이지 않는 시나리오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의식, 포스콘 직원들은 합병 이후 칼자루를 쥔 포스데이타가 포스콘 직원에 대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이라고 보고 생존권 확보 차원에서 노조를 설립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양사의 합병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상공계는 합병 회사의 본사가 수도권으로 옮겨 가는 것이 아니냐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설사 본사를 포항에 두더라도 핵심기능과 인력 등은 모두 포스데이타의 판교 신사옥으로 갈 가능성이 높음에 따라 포항은 허울만 남게 된다고 우려했다.
지역 상공계는 "본사 기능의 수도권 이전은 포스코 계열사의 '탈 포항'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포항시는 기업유치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기업을 뺏기지 않도록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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