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이후 학교에서 신종플루 감염자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학교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17일 경기도 A초등학교 1학년 남자 어린이가 신종플루로 숨지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고위험군이 아닌 건강한 어린이가 신종플루 감염으로 숨진 것은 처음으로, 19일 현재 사망자는 모두 18명으로 늘었다.
대구경북에서는 초·중·고교생 사이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등교 중지 여부를 두고 학교와 학부모 간의 마찰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18일 하루 동안 감염자 221명 중 20세 이하 학생들이 200명에 달할 정도로 학교를 통한 확산이 증가하자 학부모들은 "신종플루가 발생한 학급 학생들에 한해서라도 휴업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고등학생 학부모는 "한 반에 여러 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는데도 학급단위 휴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심지어는 담임선생님이 '학교 측에 항의전화를 좀 해달라'고 부탁하는 웃지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시험기간 중에도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학부모들도 생겨나고 있다. 학교 측에서는 "시험만 치른 뒤 휴교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지만 불안한 학부모들은 "차라리 시험을 보지 않아도 좋다"며 자녀들의 등교를 막고 있는 상황이다.
조모(46)씨는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의 옆자리에 앉은 친구가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틀 전부터 아이가 감기 증상을 보이고 있어 불안하다"며 "학생들 중 누가 잠복기에 있는지 몰라 해당 학급만이라도 휴업을 해 주면 좋겠지만 수업을 계속 강행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는 초등학생 사망자 발생 이후에도 해당 학생만 등교하지 않도록 하고 휴교나 휴업은 가급적 자제해 달라는 방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교과부는 지역사회에 신종플루 감염이 확산된 상황에서 휴업을 하면 학생들이 외부 활동을 더 활발히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학교에 있을 때보다 감염 위험성이 더 커진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는 "한동안 주춤했던 신종플루 환자 발생이 추석연휴 후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며 "고위험군이 아니더라도 학생을 포함한 다양한 연령층에서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의 신종플루 감염자는 19일 오전 9시 현재 모두 3천171명으로, 14명이 입원치료 중이며 580명이 자택에서 치료 중이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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