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앞산에 산자락을 따라 걷는 산책로가 생긴다고 한다. 이 길은 정상을 오르내리는 등산로와는 달리, 평평한 산자락을 연결해 등산이 힘든 시민들이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길 이름도 '자락길'로 명명해 정겨운 느낌을 준다. 시민들이 즐겨 찾는 앞산의 접근성을 더욱 높이고 다양한 즐거움을 준다는 점에서 좋은 구상으로 보여진다.
자락길은 내년에 달비골 산책로~안지랑골~고산골~장암사~용두골로 이어지는 15㎞ 구간에 만들어진다. 이미 있는 길들을 연결하기 때문에 토목공사 없이 약간의 추가 작업만 하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얼마 전 대구시청 직원들이 단체로 이 길을 걸어보고는 무척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하니 대구의 명물로 자리 잡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 같다.
그러나 자락길 개설을 앞두고 걱정할 만한 부분도 있다. 앞산의 가장 큰 문제는 샛길이 무분별하게 많다는 점이다.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하는 데 무려 수십 개의 샛길이 있어 앞산을 황폐화시키는 원인이 돼왔다. 자락길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또 다른 샛길로 변질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대구시가 지금까지 앞산에 대한 전면적인 생태계 조사 한 번 하지 않고 즉흥적인 정책을 남발하는 것은 우려할 만한 대목이다. 현재 진행 중인 앞산터널공사와 체육공원, 3대 문화권사업 등 각종 공사 계획을 앞두고 있는데도 종합적인 생태계 보존 대책은 여전히 미흡한 게 현실이다. 앞산 자락길은 분명히 환영할 만한 계획이다. 그렇지만 제대로 가꾸고 생태계를 보호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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