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걷고 싶은 도시 만들기 해답을 '인도'에서 찾고 있다. 시가 2007년~2017년까지 10년간 추진하는 서울거리 르네상스는 단순하게 말해 '인도 정비' 사업이다. '하이힐이 빠지지 않은 보도 블록'이라는 슬로건도 있다. 전체 1천635km 보도중 2010년까지 30% 정비 예산만 5천26억원이다.
이쯤되면 예산 낭비 논란이 불거지기 마련이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보도블록 파헤치기'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국내 최초로 보도블록 '설계도면'을 도입하고, 보도 굴착 공사 기간을 현행 2년에서 5년으로 연장했다. 한마디로 수명이 오래가는 제대로 된 보도블록을 깔겠다는 의지다.
설계도면상 5가지 보도 가이드라인은 평탄성, 경사, 틈새, 보도턱 낮춤 등이다. 대구 시내 인도는 제대로 수평을 이룬 곳이 드물다. 대부분 차도변 하수구 쪽으로 경사져 있다. 유모차 끌기가 불편하기 짝이 없다. 여기에 울퉁울퉁 굴곡지거나 아스팥트로 덧씌운 인도 및 이면도로도 부지기수다. 맞닿은 보도턱이 너무 높아 자전거 사고가 나기 일쑤다. 이에 반해 서울은 지금까지 전래가 없던 경사도 기준(4°)을 도입했고, 들쑥날쑥한 보도블록 사이 틈은 2~3mm, 맞닿은 보도블록 간 높이는 1cm 이하로 제한했다.부산 역시 '보행로' '인도' 정비를 걷고 싶은 도시 만들기 첫번째 과제로 꼽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6월 해운대 동백공원 APEC 광장에서 '걷고 싶은 도시 만들기' 선포식을 열고, '보행환경 개선을 위한 로드 체킹'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로도 체킹은 시민들의 입장에서 보행환경 불편 요소를 점검하고,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다. 이후 부산시와 부산YMCA는 '로드 체킹 조사 지침서'를 마련해 시내 8~12m 이상 도로 1천813㎞에 대해 보행로 전수 조사를 펼쳤다.
주부, 학생으로 구성한 조사팀은 매뉴얼에 따라 ▷보도 ▷노점상·노상적치물 ▷광고물 등 7개 분야로 나눠 분야별 3, 4가지 조사 대상을 선정했다. 보도 조사 대상은 인도가 없는(막힌) 경우, 유효폭(1.5m) 미달, 보도 함몰·파손 또는 돌출·경사가 심한 지역 등이다.
조사 결과는 참혹했다. 모두 3천690건의 보행 불편 사항이 지적됐다. 이 가운데 보도 문제가 가장 심각해 1천785곳에 달했다. 부산시청 석진열 담당자는 "보행환경 개선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불편·개선 사항을 업무별로 나눠 해당 실·국에 전달하고 있다"며 "인도 신설·확대 등 별도 예산 편성이 필요한 670곳은 내년부터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임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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