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사람들은 병에 걸리면 나쁜 귀신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굿을 하거나 부적을 붙이고, 마을 입구에 장승을 세워 병을 옮기는 귀신의 출입을 막았다. 근대 서양 의학이 도입된 이래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세균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었다.
1901년 10월 황성신문에는 이런 기사가 실렸다. '근일에 한국 의사 1인이 콜레라 병균 1개를 구해 유리병 안에 두었는데 4천 배 되는 현미경에 눈을 대서 본즉, 머리 부분은 까맣고 몸은 붉었으며 몸 주변에 까만 털이 나 있었는데, 이 의사가 이를 병원에 두고 한성 내 친한 사람을 불러 보이고 병균 때문에 병이 생기는 이유와 죽여 없애는 방법을 설명하였다더라.'
우리 몸은 외부에서 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침입했을 때 저항할 수 있는 항체를 만들어 나중에 같은 세균을 만날 때 면역반응을 나타낸다. 백신은 특정 질병에 대해 인공적으로 면역을 얻기 위해 독성이 약하거나 죽은 세균으로부터 얻은 물질을 조작해 만든 것이다.
백신(vaccine)은 라틴어로 암소를 뜻하는 '바카(vacca)'에서 유래했다. 우두에 감염된 채 소젖을 짜고 있던 소녀에게서 뽑은 우두 고름을 인체에 천연두 면역을 만들어 예방하는 물질로 발표한 제너가 이를 차용했다. 제너는 인류를 천연두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한 인물로 평가되지만 알려지지 않은 사실도 있다. 의사가 아니었다는 점, 단 한 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후 천연두 면역 이론을 발표했다는 점, 첫 번째 환자였던 사람이 20번 이상의 천연두 접종으로 20세에 사망했다는 점 등이다.
제너 이후 인류는 새로운 질병이 생길 때마다 백신을 만드는 데 주력해왔다. 그러나 상당수 과학자들은 백신이 속임수라고 주장한다. 자연상태에 있는 세균들은 인간을 공격한 뒤 저절로 물러가거나 인간의 자연면역에 의해 사라지는 것이지 백신 때문에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오히려 백신을 만드는 과정에서 변종된 세균이 또 다른 사망 원인을 만들 뿐만 아니라 대량 예방접종이 인체의 자연적인 면역력을 퇴화시켰다고 지적한다.
신종플루 백신이 승인돼 27일부터 접종에 들어간다. 우리 현실에서는 백신의 효과나 부작용에 대한 논란보다 접종 과정에서 생기는 노약자들의 장기 대기 시간, 일단 맞고 보자는 마구잡이식 접종이 더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김재경 교육의료팀장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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