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례안보협의회 참석차 내한한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국제적인 군사적 공헌이 한국의 안보와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된다"며 국제사회에서의 우리 군의 역할 확대를 주문했다. 국제사회에 기여를 해야 한다는 요구다. 용산기지의 미군 장병들을 상대로 했지만 연설의 상당 부분은 우리 군과 정부를 향한 미국의 주문이었다. 아프가니스탄 파병에 대한 직접 언급 대신 우리의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파병을 간접적으로 요청한 것으로도 보인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도 예정대로 2012년 이양하겠다고 했다. 한국군이 더 많은 책임을 맡는 것은 미국이 한국의 보호자에서 파트너로 발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에 대해서도 한국 방어는 물론 세계적 안보에 대한 기여자로서 적절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게이츠 장관의 말은 전략동맹국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강조하는 미국의 요구다. 동맹이란 상호 호혜적 관계다. 이익을 나누는 한편 위험과 책임도 공유하고 나눠야 하는 관계다. 그런 점에서 미국의 요구는 우리에게 적잖은 과제를 던져준다. 경제력과 국력에 걸맞은 역할의 요구를 외면할 수도 없지만 고민도 적잖다. 당장 눈앞에 닥친 파병만 해도 희생이 예상된다. 적대적 시각도 만만찮다. 게다가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을 받아들일 국민적 합의도 부족하다.
글로벌 시대는 이익 못지않게 국제사회에 대한 국가의 의무와 책임을 요구한다. 의무를 외면할 수는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선적인 문제는 국익이다. 한미동맹의 근본은 한반도 방위에 있다. 주는 만큼 얻어낼 무엇이 있어야 한다. 당연히 사전에 밑그림을 제대로 그려야 한다. 국민적 설득도 필요하다. 마지못해 따라가며 눈치만 보다가는 동맹도 잃고 국익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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