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 거리를 오가는 보행자들이 심각한 수준으로 안전을 위협(본지 21일자 1, 3면 보도·대구, 걷고 싶은 도시 만들자 시리즈)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열린 대구 중구 교통안전기본계획 중간보고회 자료에 따르면 도심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줄고 있지만 보행자 사고 비중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으며 전체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보행자이다.
2003~2007년까지 중구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4천990건 가운데 보행자 사고는 1천323건으로 26.5%를 차지했다. 보행자 사고는 음주운전 9.8%(489건), 자전거·오토바이 5.7%(286건)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특히 전체 사망자 71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39명이 보행자 사고(54.9%)였으며 사고로 크게 다친 2천888명 가운데 보행자는 700명(24.2%)이었다.
교통 안전 수준도 위험한 상황이다. 2007년 현재 중구의 자동차 1만대당 사망자 수는 4.3명으로 대구시내 8개 구·군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는 가장 낮은 수성구(1.3명)에 비해 3배나 높고, 전국 평균 도로교통사고 사망률(3.1명)보다도 높다. 사망자 수가 4.0명을 넘어서면 '위험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보행자들은 주로 길을 건너거나 길 가장자리를 걷다가 사고를 당했다. 중구의 경우 2007년 전체 보행자 사고 226건 중 40.3%가 길을 건너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하철 2호선 개통과 함께 도심의 횡단보도가 많이 사라진 시점과 맞아떨어져 안전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실제 횡단 중 사고 비율은 2003년 5.5%에서 5년 만에 8배나 치솟았다. 길 가를 걷다 사고를 당한 것도 2003년 27건에서 2007년 33건으로 22.2% 증가했고, 인도를 걷다가 사고 피해를 입은 것도 2003년 5건에서 2007년 25건으로 5배나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보행자 교통사고가 349건에서 226건으로 10.3% 줄어든 것과 비교된다.
중구청 관계자는 "보도와 차도가 분리되지 않은 이면도로가 많고 보도와 주차장이 혼재돼 운영되는데다 보행 동선 연결도 미흡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도심에서 가장 사고가 많은 구간은 태평네거리로 나타났다. 이어 계산오거리와 동인네거리, 수성교 서편 교차로, 공평네거리 순이었다. 태평네거리에서는 2년 동안 81건의 인명 피해 교통사고가 발생해 147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고 계산오거리에서는 2년간 70건의 사고가 발생해 102명이 죽거나 다쳤다.
중구청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올 연말까지 교통안전기본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계산오거리와 태평로 서문치안센터 등 위험 도로의 구조개선 사업을 하고, 가로등을 가리는 도로 가로수를 정비하며 보행자 무단횡단을 막기 위해 무단횡단 방호책도 확대 설치하기로 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