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족(1인 가구)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유통·제조업계에서는 싱글족을 겨냥한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다.
싱글족이 핵가족화, 고령화, 늦은 결혼 등으로 크게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 중 가장 많은 유형은 '부부+자녀' 형태의 전통적 가족으로 총 인구의 42%에 이른다. 하지만 '1인 가구'도 341만5천여명을 기록, 2위를 차지하고 있다. 1980년대에는 38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가 채 안 됐던 1인 가구는 늦은 결혼, 이혼 증가 등의 영향으로 2005년 전체 가구의 20%에 육박했다. 내년에는 350만명 선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다섯 가구 중 한 가구 이상이 싱글족에 해당하는 것이다. 특히 20~40대 싱글족은 경제력을 갖추고 자신만의 삶과 가치에 중점을 두면서 새로운 소비 트렌드 세력이 되고 있다.
◆용량 줄인 먹을거리가 좋아
유통업계에서는 싱글족들을 잡기 위한 판촉전이 치열하다. 과일, 채소 등은 단위 g당 고객이 원하는 만큼만 덜어서 판매하고 있다. 대파의 경우 종전 5~7쪽 단위로 팔던 것을 2개짜리로, 계란의 포장단위로 10알에서 6알로 줄인 상품들이 있다. 340g짜리 두부를 160g짜리 2개로 별도 포장해 판매하는 투컵두부, 아침식사 대용 1회용 생식두부, 고등어 3마리를 6조각으로 나눠 개별 포장한 상품 등 '미니 제품'들이 싱글족에게 인기를 끌면서 매출도 늘고 있다.
국내 식품제조업체 역시 싱글족을 겨냥한 소량 사이즈의 상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청정원, 농심, 오뚜기 등은 1회에 먹을 수 있는 스프(60g·15g짜리 4개)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오뚜기는 미역국, 북어국, 육개장 등을 1인분씩 2개로 포장해 물을 붓고 전자렌지에 5분만 조리하면 완성되는 즉석국을 판매하고 있다. 또 CJ에서 판매하고 있는 햇반의 경우 전자렌지 이용 3분이면 따뜻한 밥이 완성되는 상품으로 발아현미, 오곡, 흑미, 찰보리밥 등 그 종류도 다양화하다.
주류의 미니어처 상품들도 인기다. 정품 용량의 3분의 1, 10분의 1 수준인 소용량 주류 상품들은 싱글족이나 인테리어 소품으로 인기다. 휴대가 간편한 소용량 페트 음료와 2∼4개입 쿠키, 65g짜리 소용량 컵라면과 소포장 김치는 이미 대중화됐고, 작은 용량의 고추장(60g)·쌈장(200g 미만)·참기름(55㎖) 등도 잘 팔리고 있다.
◆델리코너도 인기
김밥이나 샐러드, 주먹밥 등을 판매하는 델리매장 역시 바쁜 싱글족에게 인기가 있다. 동아백화점 쇼핑점 푸드갤러리에 입점한 델리코너의 경우 당일 제조·판매 원칙에 따라 오후 6시부터는 마감세일을 진행한다. 이 시간대를 이용해 인근의 싱글 직장인들은 아침 또는 저녁식사 대용을 주로 구매한다.
14가지의 샐러드를 판매하고 있는 매장의 경우 여성 싱글족에게 인기 있는 곳으로 특히 치킨샐러드, 단호박샐러드, 크레미샐러드, 브로컬리 샐러드가 가장 인기가 좋다.
와인 역시 싱글족을 위한 소용량 와인이 인기가 좋다. 동아백화점 쇼핑점 와인나라 윤영민 점장은 "일반적으로 와인은 750㎖가 판매되고 있는데 싱글족들을 위해 350㎖ 소용량들의 매출이 20% 이상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미니 가전제품 열풍
싱글족을 위한 대표적인 가전제품으로는 미니밥솥(3~4인용), 무선소용량 청소기, 미니 믹서기, 토스터기, 미니 오디오 세트 등이다.
미니밥솥의 경우 단순한 취사와 보온기능을 가진 밥솥을 비롯해 케이크와 죽을 만들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제품, 취사 예약기능을 가진 밥솥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충전해 사용이 가능한 미니 청소기 역시 싱글족에게는 필수품이다. 혼자서 끼니를 해결하기 위한 미니 믹서기와 토스터기 역시 인기품이다. 혼자서도 즐기 수 있는 노래방 기능이 있는 오디오를 비롯해 게임기 등도 외로운 싱글족에게는 필수품들이다.
주방용품에도 싱글족을 위한 상품이 다양하다. 계란 후라이 1개만 만들 수 있는 크기의 미니후라이팬을 비롯해 라면 한 개 끓이기에 적당한 미니 냄비, 휴대가 간편한 미니 다리미까지 다양하다.
기존의 노트북보다 작고 가벼워졌지만 세컨드 PC의 역할로 출시된 '넷북(NetBook)'은 인터넷, 문서작업, e메일 등 PC의 기본 기능에 집중하는 대신 무게와 크기를 줄여 이동성을 강조한 미니 노트북으로 휴대가 편리하고 가격이 저렴하다.
동아백화점 전략마케팅팀 권희진 팀장은 "싱글족들은 자기만족을 위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경향이 강하며, 친환경, 웰빙상품, 눈낄을 끄는 디자인 등을 선호한다"며 "싱글족을 대상으로 한 건강 및 문화마케팅을 펼쳐 고정고객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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