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전입이라고요? 죄라면 고향을 사랑한 것밖에 없습니다."
곽창규(53) 신임 금융보안연구원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15년째 살고 있지만 현주소를 자신이 자랐고 어머니가 계신 대구 비산동에 두고 있다. 자동차 번호판도 대구 쪽으로 해 놓았고 각종 지방세를 대구에 납부해왔다.
대구경북 경제살리기에도 애착이 강하다.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의 선임연구위원과 부소장 등을 맡아오면서 지역의 주요 경제정책을 입안, 대구시·경북도와 정치권에 제안했던 것. 2000년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발간했던 '21세기 대구 비전과 재창조-2010년 선진 첨단 대구 건설'은 지역 발전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과 대구 테크노폴리스 조성사업, 낙동강 프로젝트 등은 그를 빼고 얘기할 수 없다.
현 정부의 '5+2 광역경제권' 구축 방안 역시 곽 원장의 아이디어였는데, 지역경제 살리기의 일환으로 시작된 것이란다. 2005년 낙동경제포럼(이사장 김만제 전 의원)에 제출했던 보고서에 광역경제권 구축과 관련된 내용을 처음으로 담았으며 2007년 대선때는 5+2 광역경제권으로 보완, 공약화했던 것.
정치적으로는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대선 때 중앙선대위의 일류국가비전위에서 함께 일했던 몇몇 인사들은 지금 핵심 실세로 활동하고 있지만, 그는 작년 총선때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가 초반에 탈락해버렸다.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자리는 유지하게 됐지만, "당시 심적인 고통이 적지 않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매일 새벽 2시간씩 운동을 하고 마음의 평정을 되찾기 위해 애써왔다"고 한다.
그래도 정치에 대한 꿈을 접기는 어렵단다. 여의도연구소로 가기 전 시민단체인 경실련에 몸을 담았던 게 계기가 됐다. 경북고·서울대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유학, 일리노이대학교에서 경제학 석·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한 직후 "경제개혁을 통해 사회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시민단체 실무자로 뛰어들었다. 1995년 민주자유당(한나라당 전신)의 여의도연구소에 창립 멤버로 참여하면서부터는 "여당의 싱크탱크에 소속됨으로써 평소 꿈꿨던 경제정책 등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과 보람이 커졌다"고 했다. 연구소 활동으로도 자신의 정책을 실현시키는 데 적잖은 한계를 느끼게 되면서 국회의원 꿈을 꾸기 시작했다.
26일 첫 출근한 금융보안연구원은 금융감독원 산하의 금융정보보호 전문기관으로 ▷전자금융거래에 대한 해킹·피싱 등의 대응방안 수립 ▷금융부문 정보보호제품 개발 평가 및 인증 등을 맡고 있으며 은행·보험사·증권사·카드사 등 135개 회원사를 갖고 있다.
곽 원장은 "대구경북은 IT와 BT 기술 등에 대한 인프라가 뛰어나 이를 활용한 융합녹색기술의 개발·촉진을 통해 그린 부품소재산업·그린 IT 산업·그린 에너지 산업 등 녹색산업을 집중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대구경북이 상호협력하면 산업화 주역에서 국가 선진화 주역으로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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