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통장에 희망이 차곡차곡"…달서구청 '희망나눔통장'

유성훈(가명·43)씨는 이혼 후 홀로 3명의 딸을 키우고 있다. 가구점에서 배달일을 해 100만원 남짓한 월급을 받아 아이 3명을 공부시키기란 쉽지 않은 일. 그러던 중 유씨는 달서구청의 '행복나눔통장'을 신청하게 됐다. 정기적으로 적금을 한다는 것이 엄두가 나질 않았지만 유씨는 "피우던 담배만 끊어도 한 달에 10만원이 모였다"며 "덕분에 5개월 만에 벌써 100만원의 돈이 통장에 쌓였다"고 했다. 유씨는 "앞으로 5년 동안 허리를 졸라매야겠지만 아이들의 꿈을 실현시켜주기 위해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달서구청이 진행하고 있는 '행복나눔통장'사업이 저소득층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행복나눔통장 사업은 저소득층 수혜자가 5만원을 저축하면 후원자가 나서 5만원을 더해주는 방식의 1대1 매칭펀드 통장. 빈곤의 대물림을 방지하기 위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달서구가 지역에서 맨 처음 도입했다.

경제자립형과 자녀교육형 두 가지가 있으며 기간은 3~5년, 적금액은 5만원과 10만원이 있다. 계약기간 동안 수혜자가 마음대로 해약할 수 없도록 달서구청 법인 명의로 통장을 개설해 관리하고 3개월 이상 미납될 때는 자동 해약되는 방식을 통해 안정적으로 적금이 계속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5월부터 통장 개설을 시작한지 이제 6개월째. 그 동안 24가구의 저소득층이 저축을 계속하고 있다. 당초 모집 일주일 만에 98가구가 신청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지만 후원자를 모집하는 일이 쉽지 않아 대상자는 아직 많지 않다.

행복나눔센터 이승철 팀장은 "올해 6가구를 더 지원할 계획이며 내년에는 70가구를 추가로 선정해 자립을 도울 예정"이라며 "행복나눔통장의 매력이 알려지면서 '열심히 사는 저소득층을 돕겠다'며 후원을 약속하는 후원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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