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교는 비고, 학원은 붐빈다

신종플루 10대 확진자 급속 증가속 입시철 다가와 학생들로 북적

26일 오후. 수성구의 한 입시 전문학원. 원생 상당수가 다니는 인근 고등학교가 신종플루 때문에 28일까지 휴교에 들어갔지만 이 학원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학생들로 북적거렸다.

신종플루가 하루 4천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하는 등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지만 입시철을 앞두고 사교육 열풍은 조금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날 학원 앞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신종플루 때문에 학원 보내기가 꺼림칙하지만 보름 앞으로 다가온 수능 때문에 공부를 안 시킬 수 없어 보내고 있다"고 했다. 학생들은 내신을 좌우하는 기말고사가 조만간 예정돼 있고, 입시 준비를 위해 학원을 찾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수시로 발열검사를 통해 해당 학생을 귀가시키고 환자가 다수 발생하면 휴교에 들어가는 등 관리하는 학교와 달리 학원은 '신종플루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 더구나 학원은 무등록 중소 규모의 교습소까지 있어 일일이 사정을 파악하기 어렵고, 개인사업이라 교육 당국이 신종플루 관련 조치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도 어렵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22일 기준으로 휴원에 들어간 학원은 4곳에 불과했다. 신종플루로 휴교 중인 학교에 재학 중인 김모(중2년)군은 "학원에서 '학교가 쉬고 있으니 학원으로 보충수업을 받으러 오라'는 얘기를 듣고 학원에 다니고 있다"고 했다.

수성구의 입시학원 관계자는 "신종플루에 학원만큼 예민한 곳도 없지만 학교처럼 강제로 체온을 측정할 수 없어 조치에 한계가 있다"며 "학원도 정부 인가를 받아 운영하고 있는데 비용이나 행정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신종플루 환자가 복수(2명 이상)로 발생한 학원의 경우 휴원 권고를 내리지만 강제사항이 아니라서 학원들이 잘 지키지 않는다"며 "신종플루 때문에 휴교한 학교의 학생들은 받는 등 학생건강을 위협하는 행위가 계속될 경우 행정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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