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경기상황을 두고 희망 섞인 목소리가 적지 않지만 아직 바닥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지는 않고 있습니다. 자영업자들의 주머니도 예전 수준을 회복하기가 좀처럼 어렵습니다.
벌이가 예전에 비해 턱없이 적을 때 가장 힘든 경우가 빚진 사람들입니다. 버는 것은 줄어드는데 이자는 꼬박꼬박 내야 합니다. 이자 내는 날엔 한숨만 나온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자영업을 하는 장필구(가명·40)씨도 그렇습니다. 매출이 엄청나게 떨어졌다는 그는 3년 전에 산 아파트로 인해 이자 부담이 큽니다. 그는 지금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알아봤습니다.
A.
◆아파트 처분해서 대출부터 갚아라
장씨는 금융위기 이후 매출 감소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3년 전에 다소 무리를 해서 마련한 아파트가 큰 골칫거리다. 2억6천만원에 구입한 아파트는 최근 다소 값이 회복을 했지만 아직 가격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팔려고 해도 값 떨어진 생각을 하니 처분하기가 쉽지 않다.
그대로 보유하자니 소득이 줄어 대출금 이자를 내고 나면 매월 적자다. 그렇다고 빠른 시일 내에 주머니 사정이 좋아질 가능성도 많지 않다는 판단이다. 진퇴양난이다.
이럴 때일수록 과감하게 결정을 해야 한다. 장씨는 아파트를 처분, 대출금을 갚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지금 결정을 하지 않으면 자산 형성은 고사하고 빚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당초 장씨는 아파트를 구입할 때 구입자금 2억6천만원 중 1억6천만원을 대출로 충당, 부채비율이 60%를 넘었다. 다소 무리한 내 집 마련이었다는 판단이다. 물론 그때는 장씨의 사업이 잘돼 대출금 이자를 충분히 감당할 자신이 있었다.
무리한 대출로 내 집 마련에 나서지 말라는 이유가 있다. 경기침체 등으로 사정이 바뀌어 아파트 가격은 내리고, 소득이 줄어 대출금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우면 큰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를 처분해 대출금을 갚고 나면 9천만원이 남는다. 이 돈으로 우선 전세를 마련한 뒤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 좋다.
◆보험 리모델링으로 저축금액 추가로 확보해야
보험은 재테크가 아니라 위험관리에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한 효과를 누리자면 중복 가입을 피하고 소득 및 보장내용 대비 적절한 보험료 산출이 매우 중요하다. 장씨는 건강보험 및 실손의료보험 등 8건 85만원 중 저축성보험에 50만원을 넣고 있었다.
우선 중복 가입한 실손의료보험 중 하나는 해지할 것을 권한다. 최근 불완전판매로 인해 중복 가입한 실손의료보험은 해지 처리해 주기로 했기 때문에 장씨의 보험이 해지 대상이 되는지 해당 보험사에 확인을 해보면 된다. 또 다른 건강보험도 중복 가입한 것을 정리해서 사망보장을 위한 종신보험과 질병특약을 잘 검토해서 리모델링을 하면 매월 38만원 정도면 적당할 것으로 보인다.
저축성보험은 금리형 상품으로 지금처럼 저금리 하에서는 매력이 많이 떨어진다. 특히 보험처럼 10년 이상 유지해야 하는 장기상품은 인플레이션 위험을 회피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변액연금보험으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 봄직하다.
◆안정성보다 수익성에 더 큰 비중을
장씨가 아파트를 처분해서 대출금을 정리하고 나면 새롭게 출발한다는 각오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생활비도 당분간은 대폭 줄여 저축금액을 확보한 후 앞으로 5년 동안 종자돈 마련에 주력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매월 230만원의 저축여력을 확보하게 된다.
남들보다 출발이 늦은 장씨는 안정성보다 수익성에 더 큰 비중을 둬야 한다. 정기적금만으로는 저금리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비자금 목적으로 넣는 정기적금 30만원을 제외하고 150만원은 5년 목표로 적립식펀드에 넣을 것을 권한다. 이렇게 하면 5년 후에는 목돈 1억1천400만원(기대 수익률 10% 가정)을 손에 쥘 수 있어 어느 정도 마음의 여유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적립식펀드에 투자를 할 때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은 주식시장의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적립하는 것이다. 적립식펀드의 최대 장점은 시간 분산효과를 통해서 평균구입단가를 낮추는 것이다. 주식시장이 나빠지면 불안감 때문에 적립을 멈추고 주식시장이 올라가면 다시 적립을 재개한다면 오히려 평균구입단가를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했다면 단기적인 주식시장의 변동성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히 적립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자식에게 올인하다간 노후생활에 큰 위협
장씨는 지금까지 대출금 이자를 갚느라 노후준비는 꿈도 꾸지 못했다. 그러나 노후자금은 단기간에 마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지금부터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준비를 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령화 진척속도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른데 반해 사회보장제도는 미미해 베이비 부머들이 본격적으로 은퇴할 즈음에는 큰 은퇴충격이 일어날 것이다. 노후준비의 가장 큰 걸림돌은 아파트와 사교육비다. 이러다 보니 은퇴 후 아파트 한 채가 전 재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노후를 자녀들에게 의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다.
지나친 사교육비를 줄이고 노후준비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한다. 장씨도 부인과 상의하여 사교육비를 조금 줄여 저축여력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다행스러운 결정이다. 베이비 부머들은 노후를 자식에게 기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식에게 짐이 되지 말아야 할 세대에 해당한다. 장씨도 변액연금보험에 매월 50만원을 넣어 지금부터 노후준비에 나서야 한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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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정 센터장 계명대 교수/ 김성숙 부센터장 계명대 교수/ 허수복 부센터장 계명대 강사/ 최창집 전문위원 한국투자증권 대구지점장/ 배재수 전문위원 진강건설㈜ 대표/ 심진오 전문위원 마루에셋 대구PB팀장/ 윤병구 전문위원 마루에셋 대구PB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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