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6개 시'도 선거관리위원회 노동조합 지부 노조원 1천858명 중 76.3%인 1천418명이 어제까지 노조 탈퇴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대구지부는 조합원 65명 전원이 탈퇴서를 내 노조 자체가 없어졌고 경북지부도 93%인 151명이 노조 탈퇴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선관위 노조에서 조합원 '탈퇴 도미노'가 일어난 것은 지난달 통합공무원노조 결성과 함께 민주노총에 가입하기로 한 노조 지도부 방침에 조합원들이 반대하기 때문이다. 23일 중앙선관위 노조는 대의원대회를 열어 민주노총 탈퇴를 위한 조합원 총투표 실시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의결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하지만 민주노총 탈퇴를 요구해온 시도 노조지부와 일선 조합원들은 대의원대회 표결에 반대하면서 자발적으로 노조를 집단 탈퇴하고 있는 것이다.
노조원 전원 탈퇴로 노조가 해산된 어느 선관위 노조 지부장은 선거를 관리하는 공무원으로서 공정성과 중립성을 지키려 노조를 해산한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선관위의 가장 큰 존재 이유는 공정성과 중립성에 있다. 이를 생명처럼 지켜야 하는 선관위 공무원들이 민주노동당 지지를 공식 천명한 민주노총에 가입하는 것은 자기부정이나 다름없다. 어느 누구보다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선관위 공무원들이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민주노총 산하에 들어가는 것은 공정성과 중립성에 의심을 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선관위 노조원들이 노조를 탈퇴한 것은 정치 개입의 소지를 차단하고 선관위에 대한 국민 신뢰를 지키려는 충정의 발로로 높이 평가할 만하다. 민주노총 가입에 따른 공정성과 중립성 훼손 시비를 불식하기 위한 현명하고 적절한 판단인 것이다. 선관위 노조원들의 지혜로운 결단을 거울삼아 민주노총 가입을 결정한 통합공무원노조도 정치적 중립 문제를 숙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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