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 재보선 결과를 두고 여야가 극명한 시각 차이를 드러냈다. 한나라당은 "재보선 여당 전패의 사슬을 끊고 선전했다"고 주장하지만 민주당은 "국정 운영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용했다"며 국정 심판론을 제기했다. 양당의 시각차는 앞으로 향후 국정 운영에 있어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정쟁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은 수도권에서의 전승에 의미를 두고 있다. 최대 격전지였던 경기도 안산 상록을과 수원 장안에서 민주당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를 제치고 승리했다. 두 곳은 지난 총선에서 친박연대와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된 지역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이명박 정권의 독주에 대해 수도권 민심이 준엄하게 심판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이자 격전지로 예상되는 수도권 싸움에서 8부 능선에 한발 먼저 다가간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전망까지 나오면서 두 곳의 수도권 승리에 각별한 의미를 두고 있다.
증평·괴산·진천·음성의 승리도 민주당에서 세종시 건설에 대한 충청민들의 심판이라며 한껏 고무돼 있다. 7%포인트 안팎의 차이로 승리했지만 이 지역이 텃밭인 자유선진당을 제친 것은 물론이고 현 여권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했던 충청 민심이 서서히 자신들에게 돌아서고 있다고 보고 크게 기뻐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은 경남 양산과 강원 강릉의 승리로 "이만하면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재보선=여당 필패'라는 공식을 어느 정도 깨는 중요한 선거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내심 긴장하고 있다. 이대로 내년 지방선거를 치를 경우 불리할 것이란 분석과 함께 향후 국정 운영에서 야당의 공세가 거세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재보선에선 일부 중진 정치인들의 희비도 교차하고 있다. 우선 여야 대표들이 그렇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주류·비주류 논란 속에서도 이번 재보선 승리를 이끌어내 차기 정당 운영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여전히 '2% 부족한 승계한 대표'라는 꼬리표를 제거하지 못해 독자 세력을 구축하려는 계획도 잠시 미뤄야 할 형편이다.
원외 인사들의 경우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박희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최대 우량주로 떠올랐다. 최대 격전지 수원 장안의 민주당 승리의 주역으로 한 달간 이곳에 상주하며 자당 후보를 지원한 손 전 대표를 꼽는다. 박 전 대표는 최다선 의원으로 국회로 복귀해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 0순위로 꼽히고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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