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밥 대신 자꾸 사탕만 찾아요. 떼를 쓰며 우는데 안 줄 수도 없고, 아이의 입맛을 돌릴 방법이 없을까요?"
주부 장모(28)씨는 식사 때마다 네 살 딸아이와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성장기 영양을 고려해 갖가지 채소와 생선 등을 먹이려 하지만 아이는 한두술 뜨고는 숟가락을 놓아버린다. 대신 사탕이나 케이크, 아이스크림 같은 단 음식을 달라고 졸라댄다. 아이를 둔 엄마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단 것만 찾는 아이의 입맛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이다. 단 것을 주지 않으면 짜증을 내고 불안해 하는 아이들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곤혹스럽다.▷왜 단 것을 찾을까=인체는 에너지가 부족하면 자연스럽게 단 음식을 찾게 된다. 단맛은 에너지를 만드는 역할 외에도 정서적인 만족감을 줘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달콤한 음식을 먹으면 쾌감중추가 자극돼 뇌에서 마음을 안정시키고 병균의 저항력을 높이는 엔돌핀을 분비한다. 이는 피부를 매끄럽게 하고 컨디션 회복에도 도움을 줘 감정이 풍부해지기 때문에 아이들의 정서교육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활동량이 많고 급격한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들은 어른에 비해 1회 식사로부터 섭취하는 에너지량이 한정돼 있다. 에너지는 신체나 뇌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때 간식은 에너지를 보충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달콤한 음식은 인체에 흡수되기 쉬운 형태여서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성장기 아이들이 달콤하고 부드러운 음식만 즐겨 먹으면 위장의 기능이 약해지고 기초대사량이 떨어진다. 이를 지속적으로 먹으면 체중이 증가해 소아비만의 원인이 되고 각종 신체의 위험신호를 경험하게 된다.
▷천연단맛 길들이기=단맛에 길들여진 아이들의 입맛을 바꾸려면 상당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 그래서 생후 4~5개월쯤 이유식을 시작할 때 첫 음식으로 단 것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쩔 수 없이 단 것을 줬다면 당분이 입안에 오랫동안 머무는 것을 막아야 한다. 충치예방을 위해서라면 단 음식을 먹은 뒤 이를 닦는 습관을 길러준다.
단맛만 찾는다면 '천연재료'로 입맛을 바꿔 보자. 과자 대신 조청 누룽지를, 아이스크림 대신 바나나 등 과일을, 오렌지 주스 대신 생과일을 갈아먹여 입맛의 변화를 유도한다.
정제된 설탕은 섭취와 동시에 포도당으로 변하지만 채소나 과일 등 자연에서 얻은 천연당은 분해되는 과정이 길어 몸에 천천히 흡수된다. 하지만 과일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귤 크기의 과일 2개면 적당하다.
음식을 할 때 당분이 들어있는 과일이나 고구마, 호박, 양파 등을 활용하면 섬유질과 무기질이 당분의 흡수속도를 늦춰줄 수 있다. 또 배즙이나 키위즙 등을 요리할 때 조미료로 사용하면 설탕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부드러운 단맛을 지닌 고구마는 당질과 비타민 C가 풍부하며 섬유질이 많아 변비를 예방한다. 양파는 익히면 매운맛이 날아가고 단맛이 강해진다. 단호박은 소화흡수를 도와 위장이 약한 아이에게도 좋다. 배는 과육의 90%가 수분으로 주성분이 당분이기 때문에 요리할 때 넣으면 단맛과 음식의 풍미를 살려준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도움말'김미옥 대구보건대 건강다이어트과 교수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