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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국 수출, 기술력 해외서도 인정…㈜SJ이노테크

태양광 산업의 핵심 기술인 금복피복 라인(일명 Metallization Line)
태양광 산업의 핵심 기술인 금복피복 라인(일명 Metallization Line)

●㈜SJ이노테크

㈜SJ이노테크는 인쇄회로기판(PCB)에 납을 도포하는 자동화 기계인 스크린 프린터를 독자 기술로 개발한 업체다. 현재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인쇄회로기판은 백색 가전제품에서 최신 휴대전화까지 전자제품에는 반드시 필요한 부품이다.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05년부터 해외시장을 개척했고, 현재는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 2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올해 매출액이 100억원 정도 예상되고 이 중 30%가 해외에서 벌었다.

올해는 태양광 전지사업의 핵심 분야인 금속피복(웨이퍼의 표면에 금속막을 일정하게 증착시켜 웨이퍼 위에 있는 직접 회로의 부품 사이에 배선하는 것. 일명 Metallization) 라인을 개발 완료해 차세대 성장 동력의 하나인 태양광 산업분야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역사

SJ이노테크는 1997년 공장 자동화 기계 설비 회사인 성진자동화기계로 시작했다. 2002년 SJ이노테크로 이름을 바꿨고, 2007년 법인으로 전환했다. 2002년 INNO-BIZ 기업 , 2003년 벤처기업, 대구시 선도 중소기업, 2005년 중소기업청 수출 기업화 사업 선정, 2006년 클린사업장 인증, 2008년 대구시 스타기업 선정 등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

SJ이노테크는 2003년 스크린 프린터를 2년에 걸쳐 자체 개발하면서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당시 국내 업체들은 스크린 프린터를 전부 해외 수입에 의존했고, 대당 1억5천만원 정도였다. 스크린 프린터는 인쇄회로기판에 납을 도포하는 기계로 초정밀 기술을 요구한다.

당시 주변에서는 "중소기업이 스크린 프린터 개발에 뛰어드는 것은 망하는 지름길"이라는 충고도 많았지만 정형찬(46) 대표는 개의치 않았다. 정 대표는 "개발 자금이 없어서 아파트까지 팔 정도로 힘들었다"며 회고했다. 스크린 프린터 시장은 밝다. 국내 전자업체는 4천여곳이고, 이 중 1천여 업체가 스크린 프린터를 보유하고 있다. 수명 주기가 5년 정도이다. 기술력만 뒷받침되면 수요는 지속적이다. SJ이노테크는 스크린 프린터 사업이 안정 궤도에 오르면서 차세대 성장산업인 태양광 분야에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

◆주력 사업 및 제품

SJ이노테크의 주력사업은 크게 2가지 사업 분야이다.

첫째는 인쇄회로기판(PCB)과 표면실장기술(SMT) 분야다. 스크린 프린터의 HP-시리즈가 국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주력 제품으로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세계 최초로 스크린 프린터와 3차원 인쇄회로기판 기반 검사기인 SPI(Solder Paste Inspection) 기능이 복합된 시스템(HP-520SPI) 개발 및 출시로 관련 기업들과 해외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다.

둘째는 태양광 산업 설비 분야이다. 그린에너지 분야인 태양전지산업은 최근 정부에서도 육성하려는 미래 성장 동력산업이다. SJ이노테크는 그동안 스크린 프린터 개발 과정에서 쌓은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태양광 산업의 핵심인 금속피복 라인을 자체 개발했다. 현재까지는 독일, 미국, 일본 등 외산 설비가 주축이었고, 라인 구성에 따라 40억~50억원의 비용이 들었지만 SJ이노테크가 국산화에 성공해 30% 이상 설비투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기업 정신

정 대표는 "기술력은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해외 전시회에서 회사 명함을 내밀면 업계 관계자들도 경계의 눈빛을 보낸다고 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인정을 받아 종업원 복지를 더욱 좋게 하고 급여도 더 올려주고 싶다"고 했다.

SJ이노테크는 그 흔한 사훈이 없다. 직원들에게도 자율을 강조한다. 출퇴근 기록 카드도 만들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납기와 품질만 지켜주면 직원들이 알아서 판단하도록 여유를 준다"며 "시켜서 일을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김준연 팀장은 "한마디로 '방목'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작은 발걸음부터 차근차근 밟고 싶다"며 "기술력이 좋으면 자연스레 회사도 성장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여유가 있으면서도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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