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는 '쩐의 전쟁'이다. 프로야구 2009시즌이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막을 내린 가운데 29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자유계약 선수(FA) 자격 선수를 공시하면서 스토브리그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김태균, 이범호(이상 한화 이글스), 박한이(삼성 라이온즈) 등 수준급 FA의 거취가 주목 대상이다.
이번에 FA 자격을 얻는 선수 중 가장 눈길을 끌고 있는 선수는 한화 타선의 핵인 김태균과 이범호. 김태균은 올 시즌 뇌진탕 등 부상으로 38경기를 걸렀음에도 타율 0.330, 19홈런, 62타점을 기록한 거포. 정교함과 힘을 겸비한 4번 타자로 1루 수비도 안정적인 편이다. 이범호의 올해 성적은 타율 0.284, 25홈런, 79타점. 3루 수비 능력이 좋은 데다 일발 장타력도 갖췄다.
한화는 이들을 잡겠다는 의사를 이미 밝힌 적이 있지만 둘의 입장은 아직 분명치 않다. 김태균과 이범호의 올 시즌 연봉은 각각 4억2천만원과 3억3천만원. 한화가 'FA 대박'을 꿈꾸는 이들 모두를 잡기엔 부담이 크다. 더구나 이들이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태극 마크를 달고 맹활약, 좋은 평가를 얻어 국내 구단뿐 아니라 일본 등 해외 구단들과도 경쟁을 해야 할 판이다.
삼성과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 등이 이들을 영입할 후보군. 확실한 4번 타자감인 김태균, 공·수를 겸비한 데다 대구고 출신인 이범호 모두 삼성이 욕심을 내볼 만한 선수다. 롯데로선 특히 이범호가 매력적인 존재일 수 있다. 3루 수비에 부담을 느끼는 이대호를 1루에 보내고 이범호를 영입하면 공·수 모두 강화된다. 거포가 필요한 LG가 김태균에게 손짓을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삼성은 일단 한 발 물러서는 입장이다. 삼성 관계자는 29일 "투수를 원하지만 정작 이번 FA 시장에 쓸 만한 자원이 없다. 김태균, 이범호의 영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박한이를 잡는 것 외에는 타자 보강을 생각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박한이의 경우도 협상 테이블에는 앉겠지만 박한이가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억지로 눌러 앉힐 까닭이 없다는 것이 삼성의 생각이다.
삼성이 김태균, 이범호에 욕심을 내지 않는 것은 타선의 핵들과 수비 위치가 겹치기 때문. 3루에 박석민, 1루에 채태인, 외야엔 최형우와 강봉규가 있어 누구 하나를 외야로 돌리기 힘들다. 특히 박석민, 채태인, 최형우는 삼성이 최소 10년을 내다보고 키우는 인재들. 박한이가 삼성에 남는다면 계산은 더욱 꼬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지명 타자 자리에서 양준혁을 배제하기도 어렵다.
김태균과 이범호의 눈은 국내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일본에서도 한신 타이거스, 롯데 마린스, 라쿠텐 골든이글스 등이 김태균과 이범호에게 군침을 흘리고 있다는 소식이 흘러나오는 상황.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 외에도 일본 주니치 드래곤스에서 방출된 이병규도 스토브리그를 달굴 자원. 어느 구단이 돈 보따리를 풀어 이들을 잡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2010 FA 자격 선수 명단
▷KIA=이대진 이종범 장성호 김상훈 ▷SK=안경현 가득염 박재홍 손지환 ▷롯데=박현승 최기문 ▷삼성=박한이 ▷히어로즈=전준호 이숭용 송지만 김수경 김동수 전준호 ▷LG=박지철 박종호 오상민 김정민 ▷한화=이도형 정민철 김민재 이범호 김태균 강동우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