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틸러스가 29일 새벽 카타르에서 움살랄을 꺾고 AFC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르면서 포항이 남모를 고민에 빠져 있다.
결승 진출이 한없이 즐거운 일이지만 결승전(11월 7일 오후 7시)이 일본 도쿄에서 열림에 따라 해외 원정응원이라는 발등의 불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현안으로 대두된 것.
전 아시아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본 심장부에서 열리는 결승전은 글로벌 도시를 지향하는 포항을 알리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다. 막대한 예산을 써가며 도시 홍보단을 파견해도 외국에서 사람 모으기가 쉽지 않은데 이번에는 응원단만 보내도 자연스럽게 포항을 알릴 수 있기 때문.
특히 포항의 대표적인 별미인 과메기 성수기가 눈앞에 닥쳐 있어 제대로 준비만 해가면 포항으로선 일본 및 아시아 전역에 포항 특산물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한 상공인은 "수억원을 들여 시장개척단을 파견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포항시는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해 입방아에 오르내릴 수 있고 예산 마련도 쉽지 않아 고민이다.
포스코도 자회사인 포항스틸러스가 결승에 진출하면서 즐거운 속앓이를 하기는 마찬가지. 포스코 위상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여서 대규모 원정응원에 나서면 좋겠지만 경비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
그래서 직원들을 상대로 자비 응원단을 모집 중이다. 이에 대해 직원들은 "다른 부문에 대한 지출을 조금씩 줄여서라도 회사가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
당사자인 포항스틸러스는 대규모 응원단이 있으면 좋겠지만 모기업의 사정이 있고 포항시에 손을 벌릴 수도 없어 결국 시민들을 상대로 원정응원단을 공개 모집하기로 했다. 120명 정도의 응원단을 모집하기로 하고 46만원 정도의 실비에다 입장료를 지원하는 선이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도시 이미지 제고와 시민 사기 진작을 위해서 시 차원의 대규모 응원단 구성이 필요하다. 기업 이익이나 예산 타령을 떠나 신명나는 이벤트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포항시나 포스코 입장에서 원정응원을 위해서는 전세기나 크루즈선을 띄워야 체면이 서지만 이미 전세기와 크루즈선의 예약이 완료돼 운송수단 마련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국내 항공사나 일본 항공사를 이용해 개인적으로 응원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포항스틸러스의 선전이 충분히 예상됐음에도 교통편 확보와 응원전을 계획하지 못한 포항시와 포스코의 근시안적 접근을 탓하고 있다.
강병서·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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