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부조리'. 맞다. 이날도 그렇다. 낭만의 대명사 시월의 마지막 밤과 호박귀신이 등장해 파티를 즐기는 '핼러윈 데이'가 겹친 날. 한국에선 더 감성에 젖게하는 10월 마지막 날이 이젠 사실 핼러윈 데이에게 자리를 점점 뺏겨가고 있다. 특히 7080세대라면 옛 시절을 추억하는 낭만을 찾겠지만 10, 20대 젊은이들은 가수 이용의 노래는 관심 밖이다. 이도 저도 좋다. 이렇게 의미가 담긴 날 뭘할까. 오늘밤 당장 뭐라도 찾아가야 낭만인이든 자유인이든 될 수 있다.
동호회나 계모임 회원, 학창시절 친구 등은 아름아름 연락을 하며 '번개 모임'을 주선해 가벼운 술 한잔 곁들여 이날 밤을 보내는 이들이 적잖다. 젊은 세대들은 휴대폰 문자 몇 통이면 동성로 특정장소에서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도 저도 아니라면 펜 하나 들고 살아온 세월들을 정리하면서 앞으로 할 일과 꿈을 노트에 적어보는 것도 의미 있을 듯하다.
◆낭만이 있는 모임·행사를 찾아
'웰빙'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게 낭만 산행을 즐기는 것도 좋을 듯하다. 경북 영덕군의 10월의 마지막 밤은 달맞이 야간 산행이 기다리고 있다. 이날 동해안 달맞이 산행은 영덕 창포분교를 출발해 풍력발전단지와 해맞이공원을 거쳐 창포리 마을로 돌아오는 3시간 코스.
동해 밤바다를 훤히 비추는 오징어잡이 배의 집어등 광경을 비롯해 해맞이공원과 풍력발전단지를 배경으로 볼만한 밤 풍경을 제공돼 10월 마지막날 잊지못할 추억을 만들기에 딱 좋다. 산행 후엔 창포리 특설무대에서 오페라, 통기타, 사물놀이 등 다양한 공연과 돼지소금구이, 메밀묵밥 등이 기다리고 있다.
지역의 패션디자이너 최복호 문화패션연구소는 이날 밤 '가출하고 싶은 사람들의 파티'를 기획했다. 개그맨 전유성씨가 아이디어를 내 만든 10월의 마지막 밤 행사로 '들국화'의 가수 최성원씨가 특별공연을 펼치며, 마술·빙고게임의 폭소파티가 이어진다. 이날 참석하고픈 분은 대구를 지나 청도군 헐티재 인근 '최복호 문화패션연구소 'FUN&樂'으로 가면 된다.(예약문의 054-371-0800)
최복호씨는 "이날은 특별한 기억을 남기고 싶어하는 분들을 위해 특별파티를 기획했다"며 "낭만이 없는 시대에 사는 것은 비극"이라고 말했다.
연인이나 부부라면 대구오페라축제의 마지막 공연인 '카르멘'을 보러 가는 것도 좋겠다. '오페라, 도전과 희망을 꿈꾸다'는 주제로 44일간 공연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인 '카르멘'은 관객에게도 각별한 의미를 부여할 것이다.
이 밖에도 대구시내의 각종 7080카페는 옛 사랑을 추억하는 이들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준비해두고 있다.
◆가족과 함께하는 파티도 '좋아'
이수정(30·대구시 서구 내당동)씨에게 30일 문자메세지 1통이 왔다. '유키즈 아일랜드'라는 어린이 실내놀이터인데 30, 31일 이틀간 핼러윈데이 특별이벤트가 열리는 날이라는 내용. 호박귀신과 함께 예쁜사진도 찍고, 자녀들과 함께 만드는 수제초콜릿만들기 체험도 한단다. 이씨는 "오전에는 아이를 데리고 놀다 저녁엔 남편과 함께 분위기있는 곳에서 식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성구에 위치한 '테디 베어' 실내놀이터 역시 특별한 이벤트로 아이들을 기쁘게 해줄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이다.
가족 단위로 이날을 보내기에 좋은 레스토랑도 많다. 대구 수성구 지산·범물동에 위치한 '숲 속의 작은행복'이라는 곳은 각 테이블마다 독립적인 공간을 쓸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어 젊은 부부들이 가기에 딱 좋다. 이미 한번 찾은 손님들에겐 문자메세지로 발송했다. 앞산 순환도로변에 위치한 정통 레스토랑 '마이 하우스'와 대구 수성못 인근에 위치한 '에어 파크'(Air-Park) 역시 분위기가 좋다.
한정식을 푸짐하게 먹고 싶다면 달서구 대곡동 대경한정식 수목원점도 추천할 만하며, 가족끼리 뷔페식으로 즐기려면 북구 침산동에 위치한 '필라델피아'도 좋다.
한편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서는 이날 핼러윈데이를 기념한 각종 이벤트 상품들을 팔고 있어, 집안에서 특별한 행사를 하는 것도 더 색다르게 기억될 수 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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