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두 번째 영화 '하늘과 바다' 장나라

내년이면 서른 살 소녀…6살짜리 순수영혼 완벽 변신

연예계에 데뷔한 지 9년차인 장나라. 아직도 소녀 같은 이미지이지만 29세, 결혼할 나이가 됐다. 가수, 탤런트, 영화배우 등 연예인의 피를 타고난 그는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 이번에는 두 번째로 또다시 영화에 도전.

영화 제목은 '하늘과 바다'. 나이는 24세이지만 여섯 살짜리 아이의 순수한 영혼을 가진 '하늘'역을 맡았다. 이 하늘은 서번트 증후군(지능은 보통사람보다 떨어지는데 음악연주 등 특별히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갖고 있다.

장나라는 "하늘색 도화지처럼 맑고 깨끗한 마음을 가진 아이를 표현하기 위해 애를 많이 썼다"며 "너무 따뜻한 영화라 가족과 함께 또 연인끼리 친구끼리 많이 보러 오셨으면 좋겠다"고 영화개봉을 앞둔 작은 소망(관람객 300만명 정도)을 말했다. 그는 한마디로 '너무너무 따뜻하고 뽀송뽀송한 영화'라고 덧붙였다.

이 영화 때문에 장나라가 22일 대구를 찾았다. 대구·경북과 특별한 인연은 없었지만 보수적인 도시, 대구에서 더 많은 관객이 봐줬으면 하는 바람도 읽혔다. 대구시내 호텔인 '노보텔' 카페테라스에서 1시간가량 장나라를 들여다봤다.

사실 기자가 3년 전 중국 장춘시에서 공연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하는 장나라를 봤을 때보다 더 날씬해졌다. 그때 얘기를 꺼내자 그는 "당시엔 45, 46kg정도는 됐는데 지금은 살이 더 빠져 41, 42kg 정도"라고 털어놨다.

장나라의 이번 영화도전은 아름다움이다. 그 속으로 잠시 여행을 떠나보자.

◆하늘이 VS 장나라

영화 속 주인공인 하늘이는 맑고 순수한 아이 영혼을 소유했다. 하늘이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유일한 친구이자 가족인 고양이와 바이올린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며 특유의 밝은 미소로 세상을 밝혀준다.

실제 장나라는 생각이 많고 복잡하다. 이것을 하면서도 또 저것에 대한 고민을 하고 이 일이 어떻게 전개될 지에 대한 계산도 빠르다고 했다. 자신을 너무 사랑해주시는 부모도 있다. 아버지는 그의 공식 매니저이자 전폭적인 후원자이며 어머니(옛 동양방송 공채 탤런트) 역시 숨겨진 끼를 뒤로 한 채 가정을 지켜주는 안방마님이 됐다.

이렇듯 실제 모습과는 다소 다르지만 장나라는 이 영화를 통해 하늘이로 완전 변신했다. 여섯 살 아이처럼 생각하고 행동했고, 바이올린 때문에 턱이 빠질 정도로 생고생을 하기도 했다. 복잡한 생각도 다 잊고 영화에 모든 걸 집중했다.

기존에 장나라의 갖고 있는 귀엽고 엉뚱한 이미지는 어떻게 보면 하늘이 캐릭터와도 맞닿아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장나라는 "어렸을 때 마음으로 되돌려 연기를 했고, 누구나 이 주인공의 아름답고 순수한 마음에 감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톱스타보다는 '지속가능' 연예인

"톱스타를 유지하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보다는 20년, 30년 꾸준히 활동하면서 사랑받는 연예인으로 남고 싶어요."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서른 살인 장나라의 앞으로 활동방향이자 10년, 20년 뒤 꿈꾸는 모습이다.

장나라는 톱스타로서 부담감이나 압박감은 없냐는 질문에 대해 "사실 현실적으로 전성기를 다시 말하긴 그렇고 지금부터는 안정기를 찾아야 한다"며 "지금도 많은 걸 이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변에서 내년에 서른 살이 되는데 심정이 어떠냐고 자꾸 묻는데 실제 잘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으며, '딱 이게 목표다', '이렇게 돼야지'라는 쫓기는 심정은 전혀 없다"고 속내를 밝혔다.

아마도 장나라는 10, 20년 뒤에도 TV속 아니면 영화속 아니면 공연장에서 대중을 즐겁게 하고 있지 않을까 그림이 그려졌다. 그도 그게 다인 듯 말했다.

결혼은 사실 일찍 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21세에 연예계에 데뷔한 뒤, '스물 세 살에 결혼할거에요'라고 철없이 말한 뒤, 또 23세가 되면 '스물 다섯살에 할 거에요', 25세가 되면 '스물 일곱 살에 하죠 뭐', 27세가 되자 '스물 아홉 살에 하겠죠'라고 넉살좋게 말했다. 이젠 어느덧 29세. 장나라는 "서른 다섯 살 전에는 분명히 할 겁니다. 반드시 그렇게 되겠죠. 우리 어머니도 손자·손녀 볼 권리를 보장해줘야죠"(살짝 예쁜 웃음)라고 애교섞인 표정을 짓기도 했다.

◆아버지는 아버지

장나라는 사실 아버지가 큰 후견인이자 작은 그림자이기도 하다. 성인이 되었지만 아버지가 모든 걸 알아서 한다는 인식 속에 아직도 부모 그늘 밑에 있는 연예인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져 있으며 때론 아버지에 대한 얘기가 연예가 소식으로 오르기도 해 그런 것.

하지만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아버지가 딸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무한한 애정으로 받아들입니다. 가끔 일에 부딪쳐 아버지랑 서로 지칠 때까지 언쟁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내 '그만두고 밥 먹으러 가자'고 할 정도로 빨리 푸는 편입니다."

이어 "사실 딸이다 보니 아버지에게 투정을 부리는 일도 있고, 서로 생각이 다르다 보면 어느 정도는 의견대립이 있을 수 있잖아요"라고 말했다.

이번 영화에서 역시 "아버지는 딸의 이번 영화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시중에 떠도는 루머(영화 투자설)에 대해서는 간접적인 답을 했다.

사실 장나라는 연예인 가족이다. 연극배우인 아버지와 자신보다 연예계 선배인 오빠 장성원씨 역시 탤런트인 것. 어머니 역시 옛 동양방송 공채 탤런트 출신임을 감안하면 끼로 똘똘 뭉친 집안에 틀림없다.

그는 "제가 활동하는데 있어 가족은 가장 큰 힘이자 근원적인 에너지를 주는 곳"이라며 "중국에서의 왕성한 활동도 아버지 역할이 컸다"고 가족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일문일답

-연예인이 된 데 대한 회의감이 들 때는

▶전 아주 어렸을 적부터 연예인이 하고 싶었기 때문에 근본적인 회의감은 없었고요. 단지 일을 하다보면 너무 많은 스트레스가 쌓여 다소 의기소침할 때는 있죠. 앞으로도 이 일을 계속 하고 싶어요.

-중국에서도 인기 짱인데 실제 돈을 많이 벌었나

▶중국에서 활동한 지도 5, 6년 된 것 같습니다. 실제 꽤 수입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1년 정도 장이 좋지 않아 고생도 했습니다. 총 33부작인 '띠아오만 공주'에서 자신이 수나라의 마지막 공주인 것을 모른 채 사도가에서 자란 사도정 역할을 맡아 인기를 제법 끌었죠. 버스에도 제 광고가 많이 나갔어요.

-대구·경북에 친한 사람이 있나요.

▶네. 소속 회사에 가장 친한 친구가 대구 출신이에요. 이름은 '조화영'. 저보다 두 살 어린데 친구처럼 지내며 같이 강원도, 부산, 울산 등지로 여행도 많이 다녔어요. 서로 많이 이해해주며 최근에야 고향이 대구라는 걸 알았어요. 대구 사람 좋아요.

-가수, 연기, 영화 중 뭐가 가장 힘든가

▶사실 다 똑같이 좋기도 하면서 힘듭니다. 6년 전 첫 영화 '오! 해피데이'는 열정을 가지고 했지만 반드시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많아 연기가 더 힘들지 않았나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도 다 배워가는 과정이겠죠.

-활동방향은.

▶좋은 노래, 작품을 만나고 싶어요. 뒤돌아보면 그럴 때 가장 행복했던 것 같아요.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장나라는? 1981년생. 서울 출생. 아버지 주호성, 오빠 장성원. 예일여고, 중앙대 연극학과. 데뷔 1집 앨범,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2001), 6집 'Dream of Asia'. 중국 정규 앨범 3집. 2005년 중국 최고의 음악시상식인 차이나 골든디스크 시상식 대륙 최고인기가수상. 영화 '오! 해피데이'(2003), 드라마 '뉴 논스톱', '명랑소녀 성공기', '내 사랑 팥쥐' 등 다수 출연. 중국 드라마 '띠아오만 공주', '은색연화', '순백지련' 등. 제15회 춘사대상영화제 '한류문화상'(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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