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영화를 보자] 어긋나는 성 윤리 개인만의 문제일까

EBS 세계의 명화 '조셉 앤드류스' 31일 오후 11시

대지주 토마스 부비의 아름다운 부인, 레이디 부비는 부비가의 하인인 매력적이고 영리한 젊은 청년 조셉 앤드류스를 늘 흑심 가득한 눈길로 바라본다. 하지만 애담스 목사의 독실한 제자인 조셉의 마음은 오로지 시골 처녀 패니 굿윌에게만 향하고 있다. 어느 날 그의 주인은 그를 향락과 부패에 찌든 상류계 여행에 데리고 가고, 아픈 발을 치료하러 찾아간 유명한 로마 목욕탕에서 대지주 토마스는 그만 죽고 만다.

이에 몹시 슬픔에 빠진 레이디 부비는 순결하고 건장한 조셉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다른 부인들 역시 그를 예사롭지 않은 눈길로 바라보자 그를 해고하고 만다.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조셉은 강도를 만나 입던 옷까지 빼앗기는 등 온갖 고생을 겪는다. 그러다가 지나가던 변호사 일행을 만나 여관에 들어가 몸을 회복한다. 한편 위기 때마다 나타나 도와주는 페들러는 패니와 조셉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레이디 부비는 그녀 사촌의 약혼자가 조셉의 여동생인 파멜라라는 사실을 알면서 그들의 결혼을 허락한다. 우여곡절 끝에 조셉은 패니와 애담스 목사와 재회하고, 레이디 부비는 조셉과 패니의 결혼을 훼방하려는 음모를 꾸미는데….

18세기 영국사회의 잘못된 성윤리, 사회윤리를 풍자적으로 꼬집어 한 개인과 사회의 윤리관, 도덕관의 문제가 단지 이 시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이 영위되는 한 계속 성찰되어야 할 문제라는 점을 일깨운다. 원작은 1742년 헨리 필딩의 소설 '조셉 앤드류스의 모험'이다. 이는 당대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던 또 다른 작가 사무엘 리차드슨의 '파멜라'를 패러디한 소설로, 필딩은 '파멜라'의 주인공 파멜라 앤드류스의 오빠 조셉 앤드류스를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원 소설의 내용을 교묘하게 뒤집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다. 이를 영상으로 옮긴 영화가 바로 토니 리차드슨 감독의 '조셉 앤드류스'다. 두 소설과 비교해가며 보는 것이 이 영화의 감상 포인트. 덧붙여 평범한 시대물로 그칠 수도 있었던 영화를 맛깔스럽게 살려낸 앤 마거릿의 연기를 보는 것도 흥미롭다. 감독 토니 리차드슨은 영국의 뉴웨이브 감독 중 한 명으로 199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에이즈로 사망한다. 1977년 작이며 방송길이 95분.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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