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찬바람 불던 펀드, 다시 '열풍' 분다

찬바람만 불었던 펀드 판매 창구가 북적이고 있다.

최근 주가 조정으로 '바겐세일이 시작됐다'는 목소리가 나타나면서 지금까지 펀드 가입 대열에 동참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서둘러 펀드에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주식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 국내주식형펀드에 가입하기 위한 발걸음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대구권 최대 금융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는 대구은행의 각 지점 창구에는 최근 며칠 새 펀드 신규 가입자가 2배 이상 늘었다.

대구은행에는 이달 하루 평균 10억~15억원 정도 국내주식형펀드 신규 설정이 이뤄졌다. 최근 몇달간 대구은행의 펀드 창구에는 하루 10억원의 신규 설정도 이뤄지지 않은 날도 많았다.

그런데 최근 며칠 새 주가가 급락하자 이 기간 동안 신규 설정이 급증했다. 27일 10억원의 국내주식형펀드 신규 설정이 이뤄졌던 대구은행 창구에는 28일 18억원이 들어왔고, 29일엔 26억원, 30일에는 오전 시간 동안에만 21억원이 쏟아졌다.

대구은행 제휴사업부 이정환 대리는 "주가가 조정을 거치면서 매력적인 가격으로 바뀐데다 경기 상향 흐름을 타고 주가가 향후 많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하면서 국내주식형펀드 가입이 급증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당분간은 조정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자금이 계속 유입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식형 펀드로 1년 4개월여 만에 최대 규모 뭉칫돈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크게 떨어졌던 28일 국내 주식형펀드로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1천489억원이 순유입됐다. 이는 2008년 6월 13일 2천182억원 이후 16개월여 만에 최대치다.

이날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해지)는 1천17억원에 그친 반면, 신규 설정 규모는 2천506억원으로 불어났다. ETF를 포함하면 1천563억원이 순유입됐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40포인트 가까이 떨어져 1,600선 초반으로 주저앉았고 이후 1,600선이 붕괴되면서 조정장세가 이어졌었다.

조정 장세가 시작된 이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의 하루 환매 규모는 1천억원 안팎으로, 2천억∼3천억원대였던 전달에 비해 크게 줄었다. 반면 코스피지수가 크게 조정을 받을 때마다 신규 설정 규모도 크게 늘었다.

한편 최근 펀드 투자자들은 신규 펀드보다는 실력이 검증된 '묵은 펀드'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은행의 경우, 펀드 신규 가입이 한국투자네비게이터 펀드에 집중되고 있다. 전체 펀드 가입자의 25%가 이 펀드를 고르고 있다는 것.

일반 성장형인 이 펀드의 수익률은 30일 기준으로 3개월이 8%, 6개월 30%, 1년이 80%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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