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통령직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다. 이 직책을 맡지 않았어야 했다." 미국의 29대 대통령 워런 하딩이 한 말이다. 그 말대로 하딩은 정말로 대통령 자격이 없는 인물이었다. 정치에 관심도 없었고 무능했다. 친인척의 부패 스캔들도 끊이지 않았다. 금주법이 시행되고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백악관을 빠져나와 밀조 위스키를 마시며 포커를 즐겼다. 그래서 그에게는 '대통령이라 할 수 없는 대통령'이라는 오명이 항상 따라다닌다. 1865년 오늘 오하이오에서 태어났다.
아내의 명예욕에 떠밀려 정계에 진출, 연방 상원의원까지 됐으나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2류 정치인이었다. 그런 그가 대통령이 된 것은 순전히 운이었다. 당시 미국인들은 경제는 팽개치고 외교에만 주력하는 윌슨 대통령에 신물을 내고 있었다. 그래서 대선 승부의 추는 이미 공화당으로 기울어 있었다. 자연히 공화당 후보 쟁탈전은 치열했다. 9차례의 투표에도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 지칠대로 지친 공화당 원로들은 '모나지 않고 고분고분한' 인물을 내세우기로 합의했다. 이른바 '담배연기 자욱한 방'의 결정이다. 이렇게 떠밀려 나간 선거에서 하딩은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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