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문 신고꾼 연봉 수천씩?…학파라치 6300만원 '최다'

포상금 노린 X파라치들 활개…회사세워 직원 거느리며 독식도

불법 신고 포상금제, 이른바 'X파라치' 제도가 봇물을 이루면서 '파파라치' 제도를 활용해 적지 않은 돈을 버는 전문 '꾼'들이 등장하고 있다.

현재 국내 관공서 등지에서 시행하는 '파파라치' 제도는 줄잡아 50여종. 3일 대구교육청, 대구 구·군청, 국세청의 신고 포상금제 현황을 집계한 결과 지역에서는 ▷학파라치(학원 불법 운영 신고 포상금제) ▷쓰파라치(쓰레기 투기 신고 포상금제) ▷봉파라치(1회용 봉투 무상 지급 신고 포상금제) ▷식파라치(식품 관련 불법행위 신고 포상금제) ▷세파라치(탈세 신고 포상금제)의 활약(?)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교육청에 따르면 7월 7일부터 시작된 학파라치는 짧은 기간이지만 가장 많은 포상금을 타갔다.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158건에 대해 6천310여만원이 포상금으로 지급됐다.

또 대구 구·군청 집계 결과 신고 건수는 쓰파라치(866건)가 가장 많았고, 1천870만원의 포상금이 이들에게 지급됐다. 봉파라치는 214건(436만원), 식파라치는 48건(939만원)이었다. 또 국세청에 신고하는'세파라치'는 1명에 불과했지만 8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받았다.

이들 기관의 신고포상금 지급 현황을 눈여겨 보면 같은 이름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일명 '꾼'이라 불리는 전문신고자들로, 지역과 종류를 가리지 않고 활동한다. 이 가운데 K씨는 쓰파라치, 봉파라치, 학파라치에 걸쳐 상당한 명성(?)을 얻고 있다. 대구교육청은 K씨가 하나의 기업 형태를 통해 직원까지 부리며 약 1천여만원의 신고포상금을 타낸 것으로 보고 있다. 쓰파라치, 봉파라치 신고 금액까지 더하면 K씨 파파라치 수입은 어림잡아 수천만원이 넘는다. K씨는 또 '신고 전문가' 양성 학원까지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같은 꾼들의 포상금 사냥은 연초에 일찌감치 끝을 맺는다. 공개된 예산 정보를 토대로 집중적으로 신고해 예산 범위 안에서 포상금을 타낸다는 것.

꾼들에 대한 담당 직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구청 담당들은 "공무원 인력 부족으로 인한 업무 공백을 메운다는 측면에서 어느 정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반면 교육청 한 관계자는 "신고제가 전문꾼들의 배만 불리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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