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기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국민의 통일 의지와 역량을 결집해 민족 염원인 평화통일을 실현하자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1980년대 초반 범국민적인 통일 기구로 태어나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운동에 이바지하고 있는 단체다.
전국 각 시'도, 시'군'구별로 구성돼 있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협의회 중 대구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하고 있는 곳이 바로 남구협의회다. 대구 남구협의회가 가장 자랑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 26년에 걸쳐 꾸준하게 펼쳐온 전남 진도군 협의회와의 자매결연 활동이다. 영호남 사이에 갈등과 불화가 비등할 무렵 대구 남구와 전남 진도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협의회는 서로 손을 맞잡고 우의를 돈독하게 다져온 것이다.
양 지역 간 긴밀한 유대 강화와 동반자적인 협조 체제를 구축하고 유익한 지식 정보, 문화예술 교류를 통해 공동으로 발전하자는 뜻에서 서로 의기가 투합했다.
정휘진 대구 남구협의회 회장은 "남북한 사이의 화해와 통일에 대한 담론이 무성한 가운데 동서 지역 간 통합을 원만하게 이루어낼 수 없다면 평화통일 시도조차 그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1983년에 자매결연을 하게 됐다"고 얘기했다.
지난 26년 동안 대구 남구-전남 진도군과의 교류는 다방면에 걸쳐 이뤄졌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지역 특산물 팔아주기. 매년 상호 방문 때마다 대구의 사과와 진도의 김과 미역, 젓갈 등을 서로 구매해 주고 있다. 남구에서 축제나 알뜰장터가 열릴 때면 판매 부스를 따로 만들어 진도의 김, 젓갈, 미역을 대신 팔아주고 진도로 판매 대금을 보내주고 있다. 진도에서는 판매수익금 가운데 일부를 연말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쓰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인이 만든 갈등 치유 앞장"
대구 남구협의회가 자체적으로 진도 특산품 바자를 열어 남구청 직원들을 비롯한 남구 주민들이 특산품을 구입한 적도 있다. 지난 2003년에는 자매결연 20주년을 맞아 진도군 자문위원 20명을 초청해 대구 남구에서 합동월례회와 기관'단체 친선체육대회도 가졌다. 지난해엔 자매결연 26주년 행사를 대구 남구에서 갖고 양 지역 인사들이 같이 산업시찰을 하기도 했다.
양 지역 사이의 문화교류도 활발하다. 1987년 진도 출신 인간문화재를 포함해 25명을 초청해 대구시민회관에서 1천500여명이 참석한 공연을 가졌다. 경일여중 합창단과 진도국악단이 어우러진 합동공연에서 참석자들은 큰 감동을 받았다.
진도군 인사들이 대구를 찾아 동화사와 팔공산, 경주 불국사, 울산 현대자동차 등을 둘러보기도 했다. 또한 남구 인사들이 진도를 찾아 영등축제를 관람하고 운림산방, 명량대첩지 등을 방문한 적도 있다. 노판석 대구 남구협의회 간사는 "정치인이 만들어 놓은 동서 간 갈등을 치유하는 데 양 지역이 앞장섰다고 자부한다"며 "열정 어린 모습으로 서로 안아주고 아껴주는 모습을 보면서 영호남 간 갈등은 사라지고 형제의 정만 돈독해졌다는 사실을 실감한다"고 했다.
#다문화가족 정착지원사업
대구 남구협의회는 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다문화가족 정착지원 사업. 외국에서 시집온 여성들이 문화와 생활 관습 차이는 물론 외로움을 이기고 우리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적극 돕고 있는 것이다. 작년엔 다문화가정 여성을 대상으로 한 통일여성캠프를 안동에서 열어 전통 탈 만들기, 하회마을 관람, 나라사랑 한반도 그리기 행사 등을 가졌다. 또 작년 11월엔 다문화가족 화합한마당을 통해 각종 경기와 노래자랑 대회를 하기도 했다. 올 4월에도 고령에서 다문화가정 여성을 대상으로 한 통일여성캠프를 열어 딸기수확체험, 대가야테마파크 관람, 통일기원 태극기 그리기 행사를 진행했다.
작년 말에는 불우이웃가정 10가구를 방문해 후원금과 선물을 전달했다. 올 7월엔 14기 대구 남구협의회 출범식에서 마련한 성금 500만원을 불우이웃돕기에 써달라며 남구청에 기탁하기도 했다. 정휘진 회장은 "경제적으로 힘들고 육체적으로 병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을 찾아 봉사를 하고 있다"며 "봉사하고 헌신하는 사랑과 나눔의 봉사활동을 통해 따뜻한 사회 만들기에 적극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현 논설위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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