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성구 지산·범물주민, 곪은 속 터졌다

대구 수성구 지산·범물동 주민들이 최근 쌓인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1990년대 대구 최고의 인기 주거지로 각광받던 이 지역이 대구시의 각종 도시 및 교통 계획에 소외(?)지역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심리적 저항감 때문이다.

지산·범물동 주민들은 버스 종점에 이어 이달 착공하는 도시철도 3호선의 종점이 범물동이 된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산·범물 택지 개발 후 시지 등 고산지역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대구스타디움, 시립미술관 등이 들어서면서 지산·범물의 값어치가 떨어지고 있다"면서 "대구 지도를 놓고 보면 지산·범물이 수성구의 중심에 있지만 '종점'이란 이미지 탓에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범안 유료도로도 주민들의 분노에 한몫하고 있다.

대구 지역내 대다수 신규 개발 택지가 무료 도로로 연결되고 있지만 지산·범물지역만 시지로 가기 위해서는 유료도로를 통과해야 해 주민들에게 도심외곽 고속도로 IC 인근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것이다.

이동희 대구시의원(지산·범물)은 "지산·범물 택지 개발 당시 주민들이 도로개설비로 230억원을 부담했지만 시가 재정 부족으로 유료도로를 만들었다"며 "대구스타디움 주변에 시립미술관과 돔구장, 대형 쇼핑몰 등 각종 시설물이 들어서고 있지만 유료도로를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어 지산·범물 주민들은 제대로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산·범물지역은 대구스타디움까지 직선 거리로 4km에 불과하지만 '유료도로' 탓에 지산·범물이 대구스타디움 개발의 '후광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

특히 범물-상인 간 4차순환선과 도시철도 3호선이 범물동에서 높이 18m에 이르는 고가로와 주행시설로 통과, 주민들의 마음을 더 불편하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산·범물 주민들은 범안로 무료화 운동에 이어 '도시철도 3호선 연장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5일 집회를 가졌다. 도시철도 3호선이 시지나 경산으로 이어지고 범안로가 무료화되면 지산·범물이 '종점'이 아닌 부도심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배경에서다.

한편 대구시는 지산·범물 주민들의 주장에 대해 공감을 나타내면서도 '예산 부족'으로 사업추진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범안로 무료화를 위한 도로 매입에 800억원이 필요하지만 국비 지원이 없으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도시철도 3호선도 대구스타디움 연장에 2천억원, 경산 연장에 5천억원 이상 드는 만큼 부채가 2조가 넘는 대구시 입장에서는 당장 사업을 시작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