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 들여다 보기] 따뜻한 가족애'웃음 주는 '착한 드라마' 눈돌려

막장 드라마에 지친 시청자들이 소위 '착한 드라마'를 찾고 있다. 패륜, 불륜, 배신 등 인간성 상실의 가치에 지친 시청자들은 따뜻한 가족애, 탄탄한 스토리 등을 가진 드라마에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솔약국집 아들들'은 4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이 드라마는 솔약국집 네 아들을 둘러싼 이야기를 자극적이지 않게 담아내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던 드라마. 막을 내리자 시청자들은 '안타깝다', '서민들의 사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젠 그런 드라마가 없다'는 평을 홈페이지 게시판에 남기기도 했다.

막장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비난을 받았던 MBC 일일드라마 '밥줘' 후속작 '살맛납니다'는 가족 드라마로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35년을 살아도 여전한 금슬을 자랑하는 잉꼬 부부, 속도위반 결혼에 골인한 연상연하 커플, 권태기에 경제난까지 겹친 10년차 커플들이 갈등을 극복하고 부부애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담아낸다.

고두심, 박인환, 박정수로 대표되는 중년 배우들과 김유미, 이태성, 홍은희 등의 젊은 배우들이 균형을 맞추고 있다. 특히 그동안 도도한 도시 여성을 연기해오던 김유미가 엉뚱한 모습으로 망가지는 연기를 선보여 시청자들의 웃음을 책임지고 있다.

동시간대에 방영되고 있는 KBS 1TV '다함께 차차차'도 잔잔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어 인기 드라마로 손꼽힌다.

한날 한시에 과부가 된 두 동서가 함께 살아가면서 겪는 갈등과 화해 등을 그려내고 있다. 이 드라마의 핵심은 중년 배우들. 그동안 과장된 감정을 무리없이 연기해오던 연기파 박해미는 전업주부로서의 일상과 고민을 담담하게 담아낸다. 심혜진, 이응경도 극의 무게중심을 잡고 있다.

특히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MBC '지붕뚫고 하이킥'. 시트콤이지만 무거운 주제를 가볍고 재미있게 그려내 웃음 뒤의 묵직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이순재, 김자옥은 노년의 사랑을 칙칙하지 않게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젊은 배우들 사이에서도 미묘한 러브라인이 감지되고 있어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회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얻고 있는 '지붕뚫고 하이킥'은 다양한 소재와 참신한 아이디어, 인물들의 독특한 캐릭터, 과하지 않은 갈등구조 등으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가진 것은 많지만 가족간 대화할 사람이 없는 해리, 돈은 없지만 자신을 누구보다도 아끼는 언니가 있는 신애 등은 씁쓸한 대비를 이루면서 감동을 준다. 도시와 시골,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갈등도 이야기의 중심이 된다. 그래서 결코 가볍지 않은 감동과 재미를 준다.

KBS 2TV '열혈장사꾼'도 갈수록 마니아층을 형성해가고 있는 주말드라마. 자동차 세일즈맨 영업 세계를 중심으로 인간이 진정으로 추구할 가치가 무엇인지 전개해나가는 이 드라마는 점차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쩐의 전쟁', '대물' 등으로 유명한 박인권 화백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돈의 위력 앞에 상실돼가는 소중한 가치를 감동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주연 못지않게 조연들의 연기가 볼만하다. 배우 이원종, 조진웅, 한예원 등은 드라마의 감초 역할을 하고 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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