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동천동에 위치한 경북외국어대 노인케어학과 야간 강의실에 전국에서 모여든 만학도들이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취재를 간 26일 오후 8시 무렵, 이곳 캠퍼스는 다른 대학의 정경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 이채로웠다. 전원 풍경 속에 우뚝 자리 잡은 건물에서는 밀려드는 어두움에 저항하듯 강의실마다 밝혀진 불빛이 눈이 부시게 야경과 대치하고 있었다.
먼저, 노인케어복지학과 학과장인 이철인 교수의 연구실을 방문했다. "이미 작년에 우리나라 노인 인구가 5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전국민의 10%가 넘는 수입니다. 확실히,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것이지요."
이 교수는 핵가족화로 인한 부양 능력의 한계성과 소득 수준의 증대 등 여러 가지 사회 현실에 방치될 수밖에 없는 노인문제를 연구하고 현장에서 해결 방안을 찾는 노인케어 전문가 양성과 요양 보호사, 전문 복지 요원 양성을 교육 목표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고 했다.
늦은 야간 시간대에 서울, 대전, 울산,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20~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학생들이 몰려와 뜨거운 향학열을 불태우는 이유는 우리 모두가 초고령 사회를 살아야 할 미래의 노인들이고 보면 그 속에서 자신이 보살핌을 받기보다 전문가로서, 리더로서, 당당한 노년을 보내기 위해서다. 또 앞으로의 전망을 바라보고 운영과 관리 차원의 취업형 교육을 통해 장래 CEO를 꿈꾸는 학생도 적잖다고 했다.
방문한 날은 3학년 현장 실습 사례 소감문을 발표하는 날이었다. 영천 경북노인복지센터에서 노인들을 돌보고 있다는 윤말순 학생의 발표를 들으면서 가장 공감이 갔던 부분은 노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현장을 지켜야 한다는 것과 노인들의 바람과 마음이 바로 사회 복지사의 마음이라는 생각으로 대하고 돌보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구미에서 다니고 있다는 50대 중반의 박경일씨는 노인 연령층이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교회도 노인 복지 정책은 물론, 고아를 교회 가족 안에서 진정한 사랑으로 양육해 훌륭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노인케어학과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무엇보다 편안한 죽음이 목적이 아니겠느냐며 이 사회 모든 사람과 함께하기 위해서라는 포부도 밝혔다.
이 대학 노인케어학과는 다양한 연령층 못지않게 사회 각계각층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었다. 종교 지도자들을 비롯한 은퇴 직전의 공무원, 간호사, 요양원, 실버타운 등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 및 운영자들을 비롯해 이제 20대가 된 젊은 학생들도 부모님 나이대의 학우들과 강의실의 열기를 고조시키고 있었다. 이곳에선 세부 전공 분야의 이론 및 임상교육의 현장 실습을 통해 졸업 후 관련 업계에서 별도의 신입 교육이나 연수 없이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전문화된 내용을 주 과정으로 교육하고 있다. 특히 낮은 출산율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현실에 그에 못지 않게 노인 문제도 심각성을 가지고 바라보고 해결책을 강구해야 하는 시점인 만큼 이곳 실버케어학과는 우리 미래의 커다란 숙제를 해결할 만한 역할을 크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졸업 후 사회복지사, 운동처방사, 응급구조사, 미술심리치료사 등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 국민복지 분야 여러 방면에서 전문가로서의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에 부풀어 있는 1학년 만학도의 얼굴에서도 우리나라의 노인복지 분야 미래 전망이 밝아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글·사진 민경남 시민기자 bisory1968@yahoo.co.kr
도움: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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