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타기업] 기공용 핸드피스 '세계 TOP 10' (주)세신정밀

세신정밀은 기공용 핸드피스를 주력으로 개발, 생산해 90% 이상을 수출하는 수출지향 기업이다.
세신정밀은 기공용 핸드피스를 주력으로 개발, 생산해 90% 이상을 수출하는 수출지향 기업이다.
이 업체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임플란트 시술에 사용되는 임플란트 모터(X-CUBE)는 그동안 수입품에 의존하던 업계의 풍토를 확 바꿨다.
이 업체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임플란트 시술에 사용되는 임플란트 모터(X-CUBE)는 그동안 수입품에 의존하던 업계의 풍토를 확 바꿨다.
이익재 대표
이익재 대표

●㈜세신정밀

세신정밀은 치과용 의료기기 생산 기업이다. 치과 분야 중에서도 기공용 핸드피스를 주력으로 개발, 생산한다. 또한 매출의 90% 이상을 수출하는 수출 지향 기업이다. 그래서 국내에서 이름이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본사가 대구에 있어 지리적 불리함도 더했을 것이다. 하지만 외적 화려함보다 내적 튼실함을 다진 회사다.

세신에서 생산된 제품은 안전성과 품질을 인정받아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북·남미, 유럽, 일본 등 전세계 120여개국에 'STRONG', 'FORTE' 등 자사 고유 브랜드로 수출되고 있다. 임플란트 모터 분야에서 독일 'Kavo', 오스트리아 'W&H', 일본 'NSK' 등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전세계 핸드피스 시장에서 글로벌 TOP 10에 진입한 기업이다.

◆역사

세신정밀은 1976년 11월, 세신정밀공업사라는 이름으로 치과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직원수는 10여명. 이익재 대표(60)는 당시 상황을 "처음 시작했을 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어려웠다"고 했다. 기공용품에 대한 마인드도 정립되기 전이었다. 핸드피스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시절, 이 대표는 "내가 한 번 만들어보겠다"는 오기로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엔지니어로서의 경험만을 바탕으로 '맨땅에 헤딩하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치과용 의료기기의 국산화에 성공하겠다는 그의 열정을 막진 못했다. 당시 경험을 통해 이 대표는 "장기적 안목에서 수입보다 제조가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았고, 세계적 기업을 꿈꾼다면 제조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했다.

가장 먼저 개발에 성공한 제품은 치과기공용 마이크로모터 핸드피스였다. 해외 전시회에서도 호평을 받았지만 국내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외국산을 선호하는 왜곡된 소비풍조 탓이었다. 국산 제품에 대한 편견을 벗어나는 법은 기술밖에 없었다. 더 쉬운 사용법, 더 정밀한 효과를 위해 밤낮을 매달렸다. 결국 그동안 수입에만 의존했던 임플란트 모터(X-CUBE)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2006년 73억, 2007년 83억, 2008년 12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장을 거듭했다.

◆주력 제품

세신정밀이 개발한 치과 임플란트 시술용 감속 엔진인 X-CUBE 모터는 50,000rpm의 BLDC 모터에 32대1의 비율로 감속하여 저속에서도 안정적인 토크를 얻을 수 있는 제품이다. 여러 핸드피스를 사용할 필요없이 하나로 모든 시술에 적용이 가능하고, 마이크로 프로세서에 10가지의 감속 비율이 내장돼 있어 타사 앵글과도 100% 호환이 가능하다. 메모리 기능도 있어 속도, 토르크, 정역방향, 주수량 등을 8개까지 프로그래밍해 저장하는 것이 가능하다. 수입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안정성과 내구성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전 구성품의 국산화로 당일 서비스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치과기공용 마이크로모터 핸드피스 OZ는 세계 최초 60,000rpm의 속도로 회전하는 모터를 장착한 제품으로, 초경량, 초슬림형 핸드피스다. 저속에서도 강력한 토크 보상으로 품질이 뛰어나고, 디지털 시계가 탑재돼 편리함을 더했다. 수직·수평 배치가 가능하고, 현재는 치과 기공용으로만 사용되지만 네일, 산업용으로도 활용이 기대된다.

◆기업 정신

이익재 대표는 수입품 못지않은 기공용 핸드피스를 개발하고서도 한동안 '국산'에 대한 불신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고전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국내에서 만들어졌다고, 대구(라는 지방)에서 만들어졌다고 자세히 살펴보지도 않고 제품을 거부당하는 건 정말 가슴 아팠어요. 그때는 서운하기만 했는데 이제 와 생각하니 국산에 대한 인식을 바꿔나가는 것도 내 몫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임플란트 모터를 만드는 것이 내 과업인 것처럼, 국산 제품에 대한 편견을 깨는 것도 내 목표인 셈입니다."

이 대표의 말처럼 기업들의 꾸준한 연구개발로 국산 제품에 대한 인식이 더 좋아졌으면 한다. 인터뷰 마지막 순간에도 그는 이렇게 말했다. "국산에 대한 편견을 우리 세신이 바꿔놓겠습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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