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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직업]<5·끝> 기원…"IQ 높여준다" 어린이 바둑교실

대구 북구 칠성동의 한 어린이 바둑교실에서 어린이들이 진지한 자세로 바둑을 두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대구 북구 칠성동의 한 어린이 바둑교실에서 어린이들이 진지한 자세로 바둑을 두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대구 북구 칠성동 H바둑교실. 아빠 다리를 한 어린이들의 모습이 진지하다. 하나같이 허리를 곧추세우고 앉음새를 흩트리지 않는다. 고사리손은 바둑판 위에서 날렵하다. '탁탁' 바둑알을 놓는 소리가 경쾌하다. 꼬마 기사들의 매서운 눈매는 바둑판도 뚫을 기세다. 20여개의 바둑판 위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넘친다.

이곳에서 바둑을 배우는 권세준(8·초교 2년)군은 주위가 산만한 장난꾸러기였지만 바둑 수업 6개월 만에 눈에 띄게 집중력이 좋아졌다. H바둑교실 이월호(38) 원장은 "바둑은 아이들의 집중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끝맺음이 확실하기 때문에 맡은 일은 끝까지 해내는 성실한 성품도 가지게 한다"고 했다

기원이 추억 속으로 사라져 가는 데 반해 어린이 바둑교실은 뜨고 있다. 바둑이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아이들의 수 개념 이해도를 높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조기교육 열풍이 바둑붐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구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대구 바둑학원은 모두 45곳. 몇년 전만 해도 한자리수에 불과했던 바둑학원은 세분류 없이 기타 항목에 기재돼 왔다.

'바둑이 집중력을 높이고 지능을 향상시켜준다'는 연구결과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경희대학교 한 박사학위 논문은 바둑교육을 받은 아동들의 IQ와 집중력, 문제해결 능력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밝히고 있다. 바둑특성화학교로 유명한 경기도 흥진초등학교에서도 바둑교육이 수리력, 공간 지각력 등을 포함한 전체 지능에서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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