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방세 황금알' 경마장을 잡아라

세수 연간 수천억원 보장…대구 경북 본격 유치전

한 해 천억원대의 '지방세 선물'을 안길 제4 신규 경마장 유치에 경상북도 4개 시군과 대구시가 본격적으로 나섰다.

5일 경북도와 대구시에 따르면 한국마사회는 지난달 27일 마사회 대회의실에서 '신규 경마장 설치 후보지 공모 설명회'를 열고, 이달 말까지 관심 있는 지자체를 대상으로 유치 제안서를 접수할 계획이다. 마사회는 내달 현장실사 등을 거쳐 올 연말까지 후보지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현재 경마장은 서울경마공원(과천), 부산경남경마공원(김해), 제주경마공원 등 3곳이 운영중이다.

마사회가 요구하는 신규 경마장 설치 요건은 최소 99만1천740㎡(30만평) 부지에, 경사도가 30도 이상이 60%를 넘지 않는 평탄한 땅이며, 그린벨트가 아닌 지역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말 산업 육성과 안정적인 세수(稅收) 확보를 위해 전국 10여곳의 지자체가 신규 경마장 유치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경마장 매출액의 10%를 지방세인 레저세로 확보할 수 있는 데다 레저세의 40%를 지방교육세로 다시 챙길 수 있기 때문. 서울경마공원의 경우 지난해 레저세로 4천500억원, 지방교육세로 1천800억원 등 모두 6천300억원의 지방세를 냈다.

지난해부터 제4경마장 유치 의사를 밝힌 영천시가 가장 적극적이다. 시는 최근 경마장 유치를 위해 부지 165만2천900㎡(50만평)를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경마장 유치 타당성 학술연구 용역을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했다. 시 관계자는 "영천은 대구, 포항, 울산 등 배후도시 중간에 위치한 교통 요지이자 운주산 승마장 개장 후 말 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하고 있어 경마장 최적지"라고 말했다. 이 외에 구미, 상주, 봉화도 유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도 엄청난 세수 혜택을 안길 경마장이 지역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 경마장 유치를 검토 중이다. 하지만 마사회가 제시한 적합한 부지 확보가 쉽잖은 데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등에 힘을 보태준 경북도와의 관계 때문에 눈치를 보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 비어있는 12만5천㎡(38만평)의 검단동 물류예정단지와 달성군 일대 자연녹지를 검토하고 있지만 경북도와의 상생 관계를 고려해 주저하고 있다"며 "지난해 달성군 가창 TV장외경마장 지방세 납부액이 55억원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경마장은 천억원대의 안정적인 세수입을 보장하는 '황금 보따리'여서 놓치기 아까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