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 행크(빌 팩스톤)는 제이콥(빌리 밥 쏜톤), 루(브렌트 브리스코)와 함께 눈 덮인 산속을 헤매다 추락한 비행기를 발견하고, 거기서 정체불명의 현금 440만 달러를 찾는다. 주변에는 아무 것도 없고 술주정뱅이 제이콥과 백수건달 루는 이 돈이 자신들의 비참한 생활을 마감하게 해 줄 것이란 생각에 눈이 번쩍 뜨인다. 임신한 아내 사라(브리짓 폰다)와 행복한 가정이 있는 행크는 그들에게 경찰에 신고하자고 주장하지만 전혀 먹히지 않는다. 결국 돈에 대한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고 일단락될 때까지 돈은 행크가 그대로 보관하기로 하고 이후 나눠갖기로 한다. 하지만 제이콥과 루는 행크가 가로챌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휩싸인다. 또한 다소 어리버리한 두 사람은 의심받기 딱 좋을만한 어처구니없는 상황들을 시종일관 연출하여 행크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행크와 그의 아내 사라는 그 돈이 형제 납치범에 의해 자행된 납치 사건의 몸값이며, 죽은 조종사가 바로 그 중 한 명임을 알게 된다. 돈의 배분만 손꼽아 기다리며 갈등을 거듭하던 그들 앞에 추락 현장을 조사하러 파견된 FBI 요원 백스터(게리 콜)가 나타난다.
400만 달러가 넘는 정체불명의 돈가방은 바로 평범한 소시민들의 내면에서 꿈틀거리는 욕망이 실체화된 물건이다. 감독 샘 레이미는 3명의 백인 남성들이 벌이는 악전고투를 통해 인간의 탐욕과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벗겨 보이고 있다. 대니 앨프먼의 착착 감기는 불길한 음악에다, 배우들이 보여주는 통제 불능의 명연기는 '심플 플랜'의 감상 포인트다. 샘 레이미는 1982년 저예산 공포영화 '이블 데드'를 발표하며 감독으로 데뷔했다. 이후 '이블 데드 2'(1987)에 이어 메이저 스튜디오 자본으로 제작한 판타지 스릴러 '다크맨'(1990)을 발표했다. 1992년 거대한 예산과 현란한 특수효과를 사용하여 '이블 데드 3'를 연출한 뒤, 1995년 샤론 스톤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서부극 '퀵 앤 데드'를 발표했다. '심플 플랜'(1998)으로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한 뒤 그의 마지막 공포 영화라 할만한 '기프트'(2000)를 완성했다. 이어 2002년부터 시작한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2007년까지 성공적으로 3편을 연달아 만들며 할리우드 메이저 무대에 확고히 안착했다. 방송길이 121분. 19세 이상 관람가.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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